네타냐후 총리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 직후 이란 재공격을 압박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이유로 군사행동을 유보하고 있다. 종전협상은 호르무즈 재개방과 제재·봉쇄 해제를 맞바꾸는 조건에서 눈높이가 갈려 교착 상태다. 선거 이후 봉쇄 해제 발표, 미군 재배치, 유가 재급등 가운데 어떤 신호가 먼저 나오는지가 방향을 가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재공격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이란을 다시 때리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스라엘 채널12는 두 사람이 10월 31일 통화에서 이 문제로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당국자는 이를 "힘든 대화", 미국 당국자는 "직설적인 대화"라고 전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 두 사람의 셈법이 왜 이렇게 갈리는지가 지금 중동 정세를 읽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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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의 논리는 단순하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길어질수록 이란에 가해지던 군사·경제 압박이 풀린다는 것이다. 공격의 성과가 협상 테이블에서 흐지부지되기 전에 한 번 더 확실히 밀어붙이자는 쪽이다.
여기에는 국내 정치도 얽혀 있다. 네타냐후 진영은 최근 이스라엘 총선에서 의회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AP통신은 그가 정치적 입지를 회복하기 위해 이란 재공격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밖의 전쟁이 안의 위기를 덮는 익숙한 구도다.
트럼프의 계산은 반대 방향이다. 그는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군사행동을 유보하고 있다. 다만 "군사옵션을 접었다"고 못 박지도 않았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추가 공격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고 외교적 해결을 선호한다고 밝혔고, 밴스 부통령은 이란 강경파 안보 수장과의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11월 2일 트럼프는 "이 전쟁이 유권자 투표에 영향을 주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선거 전까지는 확전 이미지를 피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전쟁은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됐다. 공식 휴전이 선언된 적은 없다. 트럼프는 "몇 달째 교전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선박 공격이 이어진다. 영국 해상안전기구(UKMTO)는 10월 한 달에만 상선 공격이 30건으로 기록적이었다고 집계했다.
협상이 교착된 이유는 양측이 맞바꿀 조건의 눈높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란은 동결 자산 해제, 미국의 이란 항구 해상봉쇄 해제, 제재 완화, 헤즈볼라·하마스를 포함한 전 전선의 적대행위 중단을 요구한다. 그 대가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 핵 문제를 추가 협상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9월 이란이 제시한 '7일 이행안'을 거부했고, 이후 수정안이 오갔다. 이란은 이행 기간을 2일로 줄이는 안까지 내놓으며 "공은 미국에 있다"고 말한다.
표현은 유화적이지만 신뢰는 얕다. 트럼프는 핵시설이 있다고 본 '피커액스 산'을 언급했고,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전투가 재개되면 "지리적 제한이 없다"고 경고했다. 협상과 위협이 같은 테이블에서 오가는 상태다.
정치적 수싸움보다 시장이 먼저 움직였다. 공격 우려가 커지던 10월 말 국제유가는 한 주 새 6% 넘게 올랐고 장중 배럴당 117달러까지 거론됐다. 그러다 협상 기대가 퍼진 11월 2일 하루 만에 7% 넘게 급락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4.77달러로 7.63%, WTI는 96.46달러로 7.36% 내렸다.
이 수치가 한국 독자에게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길목이고, 한국은 원유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유가가 정치 뉴스 한 줄에 7% 출렁인다는 것은, 협상 결렬이 곧바로 주유소 가격과 물가로 번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번 급락은 선거를 앞둔 전술적 신호일 수 있다는 경계도 함께 나온다.
중간선거가 지나면 상황은 세 갈래 중 하나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어느 쪽인지는 다음 신호로 가늠할 수 있다.
협상이 타결되는 쪽이라면,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 해제나 제재 완화 발표, 동결 자산 해제, 호르무즈 재개방 선언이 먼저 나온다. 공식 휴전 문구가 등장하는지도 핵심이다.
공격이 재개되는 쪽이라면, 선거 직후 트럼프의 발언 수위 변화, 미군 전력의 중동 재배치, 네타냐후의 비상연정 구성 움직임, 핵시설 타격 언급의 빈도가 올라간다.
교착이 이어지는 쪽이라면, 호르무즈 선박 공격이 계속되고 간접협상이 성과 없이 공전하며 유가가 다시 뛴다. 현재로서는 트럼프가 결정을 미룬 만큼, 이 유보가 타결로 가는 길목인지 공격 전의 숨 고르기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