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미국·이스라엘의 모든 자산을 공격 범위에 넣으라고 지시한 가운데 카타르 중재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강경 경고와 협상이 동시에 나오는 것은 모순이 아니라 각기 다른 대상에게 보내는 신호다.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미·이란 직접 채널 가동 여부, 국제유가 반응을 보면 다음 국면을 가늠할 수 있다.
10월 31일,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다시 공격하면 두 나라의 "모든 유형의 유·무형 자산을 공격 범위에 포함하라"고 군에 지시했다. 같은 시기, 카타르 중재단은 테헤란과 도하를 오가며 전쟁 재개를 막기 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강경한 위협과 협상 테이블이 같은 날 나오면 혼란스럽게 들린다. 하지만 이 둘은 서로 다른 상대를 겨냥한 메시지다. 누가 누구에게 보내는 신호인지로 나눠 보면 흐름이 정리된다.

İrfan Simsar
하메네이의 지시는 전쟁을 당장 시작하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공격하면 대가가 크다"는 억지 메시지에 가깝다. 수신자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정책 결정권자다. 공격 범위를 '모든 자산'으로 넓혀 상대의 계산을 복잡하게 만드는 전형적인 억지 화법이다.
동시에 국내를 향한 결속 신호이기도 하다. 모흐센 레자에이 국가안보최고회의 사무총장이 전쟁이 재개되면 핵무기 금지 방침을 거둘지 논의 중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논의 단계이고 결정된 바는 없다. 확정과 가능성을 섞어 읽으면 위협의 크기를 과대평가하게 된다.
카타르는 10월 30일 테헤란에서 12시간 넘게 협의했고, 다음 날 도하에서 회동을 이어갔다. 제안의 핵심은 7일 동안 하루 한 단계씩 상호 조치를 주고받는 신뢰구축안으로, 이란이 공습받은 핵시설에 유엔 사찰을 허용하면 미국이 일부 제재를 완화하는 교환이 뼈대다.
여기서 평가가 갈린다. 일부 외교 소식통은 "긍정적 진전"이 있었다고 전했지만, 다른 보도는 봉쇄 해제와 동결 자산 반환 같은 선결 요구가 반영되지 않아 이란이 수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직 직접 협상 재개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더 눈여겨볼 신호는 중재 밖에 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레자에이에게 직접 서한을 보냈고,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다. 중재자를 거치지 않는 직접 채널이 열린다면, 그것은 카타르 제안의 성패보다 큰 변화일 수 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0월 31일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공격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며 외교를 선호하지만 군사 행동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11월 3일 중간선거 전까지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그 발언 당시 급등하던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미결정'이라는 표현은 선택지를 열어둔 채 상대를 압박하는 외교 언어다. 선거 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미국 당국자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크게 지면 트럼프가 대규모 군사작전에 나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즉 지금의 소강은 합의의 결과가 아니라 선거를 앞둔 시간 벌기 성격이 짙다.
다음 국면을 가늠하려면 네 가지를 보면 된다. 첫째는 11월 3일 중간선거 결과다. 공화당의 성적이 군사작전 재개 가능성과 직접 연결돼 있다. 둘째는 밴스·아라그치 직접 채널의 가동 여부로, 중재에서 직접 협상으로 넘어가는지가 여기서 드러난다.
셋째는 호르무즈 해협의 상태다. 이란은 미국이 요구를 수용하면 이틀 안에 해협을 재개방하겠다고 제시한 만큼, 해협의 통항 여부가 협상의 온도계 역할을 한다. 넷째는 국제유가다. 트럼프의 공격 유예 발언에 유가가 내렸던 것처럼, 유가는 시장이 지정학 위험을 어떻게 가격에 반영하는지 보여주는 가장 빠른 지표다. 긴장이 고조되면 오르고, 외교로 기울면 내린다.
군사 충돌이 재개될지 외교로 돌아설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경고는 경고대로, 협상은 협상대로, 선거 변수는 변수대로 분리해 읽으면 매일 쏟아지는 속보에 휘둘리지 않고 방향을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