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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유가에 밀린 대러 제재, 제재 선박까지 풀리나

미국이 치솟은 경윳값을 잡으려 2026년 10월 9일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한시 허용한 데 이어, 제재 대상 선박인 그림자 함대의 제재 완화까지 검토하고 있다. 유가 안정을 명분으로 한 조치가 제재 선박에까지 번지면서 전쟁 자금을 죈다던 대러 제재의 원칙이 흔들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균열이 국제 유가와 한국의 수입 물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 면허 기한과 확대 여부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세계 뉴스 데스크·2026. 10. 27.
유가에 밀린 대러 제재, 제재 선박까지 풀리나

유가에 밀린 제재

미국이 러시아를 압박하던 손을 잠시 풀었다. 2026년 10월 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뒤 러시아산 경유(디젤) 공급 확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고,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러시아산 경유의 수입과 거래를 2027년 4월 7일까지 허용하는 임시 면허를 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쟁 자금을 죄겠다며 쌓아 올린 대러 제재의 벽에, 유가라는 이름의 구멍이 하나 뚫린 셈이다.

이유는 국내 사정이다. 미국의 경유 평균값은 10월 8일 갤런당 6.28달러로, 2월 말 대이란 전쟁이 시작된 뒤 70% 올랐다. 공교롭게도 러시아는 7월 8일부터 자국 경유 수출을 막아 두고 그 시한을 10월 31일까지 늘린 터라, 세계 시장의 경유는 더 빠듯했다.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솟은 연료비는 정권에 부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공급 규모는 즉시 30만t 이상에서 시작해 총 480만t을 웃도는 수준이다. 발표 직후 경유 선물 가격이 5% 가까이 떨어진 것을 보면, 시장을 달래려는 신호로서는 일단 먹혔다. 다만 크렘린궁은 구체적 물량과 시기를 밝히지 않았다.

제재하던 선박까지 풀려는 이유

gas station fuel price sign

Erik Mclean

문제는 완화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는 데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월 15일 미국이 러시아와 이란의 '그림자 함대'에 대한 제재 완화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림자 함대는 서방 제재를 피해 러시아·이란산 석유를 실어 나르는 유조선들로,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거나 정보를 조작하며 단속을 피해 온 배들이다.

검토되는 방안은 이렇다. 제재 명단에 오른 선박을 합법적인 사업자에게 팔도록 허용하고, 매각이 끝나면 제재를 풀어 자유롭게 운항하게 한다는 것이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장관은 유조선 부족이 해운 운임을 끌어올리는 병목이라며, 선박 제재를 풀면 그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모순이 드러난다. 이란 그림자 함대는 미국이 지난 7월 다시 조인 대이란 해상봉쇄의 단속 대상이다. 한쪽에선 막고 한쪽에선 풀겠다는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에게 주는 선물은 평화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비판했고, 유럽과 미국 안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한국이 지켜볼 질문

이 사안이 먼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몇 가지 질문으로 정리해 두면 흐름을 따라가기 쉽다.

첫째, 제재의 '한시성'이 지켜질까. 면허 기한은 2027년 4월 7일이지만, 앞서 올해 3~4월에도 비슷한 유예가 있었다가 연장 없이 종료된 전례가 있다. 둘째, 완화가 실제 유가 하락으로 이어질까. 러시아의 정제능력은 올여름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최대 60% 줄었다는 분석이 있어, 쏟아낼 물량 자체가 제한적이다. 셋째, 제재 체계의 균열이 굳어질까. 선거용 단기 조치로 끝날지, 대러·대이란 제재의 일관성이 흔들리는 신호가 될지가 관건이다.

한국은 원유와 석유제품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 수입 물가와 주유소 가격에 숨통이 트이지만, 그 대가가 제재 질서의 약화라면 중장기적으로는 또 다른 불확실성이다. 당장의 가격과 장기적 원칙 사이에서, 이번 조치가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가 앞으로 확인할 지점이다.

출처

  1. 미, 러시아산 경유 제재 해제…푸틴과 통화 뒤 발표
  2. 트럼프, 러 그림자 선단도 제재 완화 검토
#대러제재#러시아 경유#그림자함대#국제유가#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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