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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츠 방한, 반도체·AI·방산 뭐가 걸렸나

메르츠 독일 총리가 29일 방한해 이재명 대통령과 반도체·AI·방산을 의제로 정상회담을 연다. 회담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합의 내용보다 세 분야에서 두 나라가 서로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짚어 두면 발표의 의미를 빠르게 읽을 수 있다. 한국 기업은 협력이 선언 수준인지 금액·생산·기술 이전이 담긴 실체 있는 합의인지를 구분해 확인해야 한다.

세계 뉴스 데스크·2026. 10. 24.
메르츠 방한, 반도체·AI·방산 뭐가 걸렸나

아직 '합의'는 없다, 그래서 봐야 할 건 '서로의 필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29일부터 이틀간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첫날 오후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공동 언론발표와 공식 만찬이 이어진다. 독일 총리의 양자 공식 방한은 3년 만이고, 올해 5월 취임한 메르츠 총리로서는 처음이다. 두 정상은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만난 뒤 약 4개월 만에 다시 마주 앉는다.

회담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지금 나와 있는 건 청와대가 공개한 의제 목록뿐이고, 구체적 합의문이나 투자 규모는 회담 뒤에나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무엇이 타결됐나'를 기다리기보다, 반도체·AI·방산 세 분야에서 두 나라가 서로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짚어 두면 발표가 나왔을 때 그 의미를 빠르게 읽을 수 있다.

메르츠 총리의 방한은 같은 기간 서울에서 열리는 제19회 독일 아시아·태평양 비즈니스 컨퍼런스(APK 2026)와 맞물려 있다. 한국 개최는 2007년 이후 19년 만이다. 청와대는 독일을 한국의 유럽 내 최대 교역국으로 소개하며, 약 850개 한국 기업이 독일에 진출해 있다고 밝혔다. 경제 색채가 짙은 방문이라는 뜻이다.

반도체: 독일은 '안정적 공급', 한국은 '유럽 거점'

semiconductor factory clean room

Andrey Matveev

반도체에서 두 나라의 관심사는 겹치지 않는다. 독일은 자동차와 산업 설비에 들어가는 칩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공을 들여 왔다. 2024년 착공한 드레스덴의 ESMC 공장이 상징적이다. 대만 TSMC가 보쉬·인피니언·NXP와 손잡은 이 공장은 차량·산업용 중심의 성숙 공정을 겨냥하며, 유럽이 아시아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EU 반도체법의 흐름 위에 있다.

반면 한국의 강점은 메모리와 첨단 공정이다. 겹치지 않는다는 건 경쟁보다 보완의 여지가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독일 입장에선 공급망을 다변화할 파트너가, 한국 기업 입장에선 자동차·산업 수요가 탄탄한 유럽 내 거점이 서로의 유인이다. 다만 어느 수준의 협력인지는 회담 발표를 봐야 한다.

방산: 유럽 재무장이 연 기회, 조건이 붙는다

방산은 분위기가 다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은 국방비를 빠르게 늘렸고, 독일도 그 중심에 있다. 이 흐름은 K2 전차와 K9 자주포로 폴란드 시장을 뚫은 한국 방산에 기회였다.

그러나 독일은 고객이자 경쟁자다. 독일 방산기업은 같은 유럽 시장에서 한국 무기와 맞붙고 있다. 게다가 유럽 국가들은 완제품 수입보다 자국 내 생산과 공동 개발을 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그래서 방산 의제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무엇을 함께 만들기로 하느냐'에 달려 있다. 단순 수출 계약인지, 기술·생산을 나누는 협력인지에 따라 한국 기업에 남는 몫이 달라진다.

AI: 가장 윤곽이 흐린 분야

AI는 세 의제 중 가장 모호하다. 구체적인 숫자나 설비가 걸린 반도체·방산과 달리, AI 협력은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산업용 AI'와 데이터·공급망 관리 같은 방향으로 거론된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과 AI 반도체·서비스에서 속도를 내는 한국이 접점을 넓힐 여지는 있지만, 이번 회담에서 손에 잡히는 합의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선언 수준에 그칠 가능성도 열어 둬야 한다.

한국 기업이 체크할 것

회담 결과가 나오면 다음을 순서대로 확인하면 방향을 잡기 쉽다.

  • 반도체 협력이 '공급 다변화 선언'인지, 공동 투자나 설비 같은 실체가 있는 합의인지.
  • 방산 합의가 완제품 수출인지, 현지 생산·공동 개발을 포함하는지. 후자일수록 국내 생산 물량과 기술 이전 조건을 따져야 한다.
  • AI 협력이 구체적 프로젝트를 동반하는지, 포괄적 양해 수준인지.
  • 발표된 협력에 금액·기간·주관 기업이 적시됐는지. 숫자가 빠진 합의는 실제 집행까지 시차가 크다.

세 분야 모두 공통점은 하나다. 지금은 가능성의 단계이고, 확정은 29일 이후에 나온다. 기대 섞인 '협력 강화' 발표와 구속력 있는 계약을 구분해 읽는 것이, 이번 방한을 투자나 사업 판단에 쓰려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태도다.

출처

  1. 李 대통령, 29일 메르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AI·반도체·방산 협력 논의 (뉴스핌)
  2. 李대통령, 29일 메르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AI·방산 협력 논의 (뉴스1)
  3. TSMC breaks ground on $10 billion factory in Germany (Fortune)
  4. 국방 강화 나선 유럽, 국내외 방산주 활짝 (마이데일리바이트)
#메르츠#한독정상회담#반도체#방산#K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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