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월 31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올해 두 번째로 만나며, 러시아 숙원인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이 최대 의제로 꼽힌다. 노선과 물량은 이미 알려졌지만 공급 단가를 둘러싼 이견이 5월 회담에서도 좁혀지지 않아, 이번에 최종 타결이 나오느냐가 핵심이다. 이 사업은 러시아가 유럽으로 보내던 가스를 중국으로 돌리는 에너지 재편의 상징이어서 파장이 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월 31일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정상회담을 연다.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만남으로,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베이징에서도 마주 앉았다.
SCO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만든 협력체다. 이후 인도, 파키스탄, 이란, 벨라루스가 합류해 회원국이 10개로 늘었다. 이번 회의에는 이란의 페제시키안 대통령 등도 참석해, 미국과 각을 세우는 국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모양새다.
그런데 이번 회담에서 가장 주목받는 의제는 다자 외교가 아니라 두 나라 사이의 가스관 하나다.

Ketut Subiyanto
'시베리아의 힘-2'는 러시아 야말반도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천연가스를 보내는 약 2600km 길이의 가스관 사업이다. 완공되면 러시아는 연간 500억㎥ 규모의 가스를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다.
이 사업이 러시아에 갖는 의미는 단순한 신규 수출로가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제재와 유럽의 러시아산 가스 이탈로, 러시아는 유럽으로 보내던 물량을 대체할 시장이 절실하다. 그 대안이 중국이다. 유럽으로 향하던 가스를 동쪽으로 돌리는 통로가 바로 이 가스관이라, 러시아에는 오랜 숙원 사업으로 불린다.
중국 입장은 다르다. 에너지 공급처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이점은 있지만, 급할 게 없는 쪽은 중국이다. 이 비대칭이 협상의 온도차를 만든다.
사업의 큰 그림은 이미 나와 있다. 노선도, 목표 물량도 알려져 있다. 정작 발목을 잡아 온 것은 가스 공급 단가다.
지난 5월 베이징 회담 때도 계약이 최종 합의에 근접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공급 단가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서명까지 가지 못했다. 협상에서 아쉬운 쪽이 러시아인 만큼, 중국은 최대한 낮은 가격을 끌어내려 하고 러시아는 그 압박을 받는 구도다.
이번 회담에서도 초점은 이 단가 문제의 타결 여부다. 일부에서는 노선과 건설 방식에 대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졌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최종 계약이 실제로 체결됐는지는 회담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발표와 서명은 다른 문제다.
가스관 외에도 눈여겨볼 지점이 있다.
첫째, 단가가 타결된다면 그 수준이다. 러시아가 유럽에 팔던 가격보다 크게 낮은 조건에 합의한다면, 이는 러시아의 협상력이 그만큼 약해졌다는 신호로 읽힌다. 국제 가스 시장의 공급 지형에도 영향을 준다.
둘째, 이 반서방 연대가 어디까지 확장되느냐다. 지난해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에는 시진핑, 푸틴과 함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나란히 섰다. 다만 북한은 SCO 회원국이 아니어서 이번 비슈케크 회의 참석은 확인되지 않았다. 북·중·러 밀착이 이런 다자 무대에서 어떻게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회담 직후에는 9월 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방경제포럼이 예정돼 있어, 가스관 논의가 그 자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