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 코스피는 미·이란 무력충돌 재개 여파로 3.99% 급락한 6,562.72에 마감했다. 유가 급등이 미국 국채금리를 자극하고 외국인과 기관이 4조원 가까이 동반 매도하면서 7000선 매물벽이 낙폭을 키웠다. 반등 여부는 유가와 금리, 환율, 외국인 순매도가 며칠 더 이어지는지로 가늠할 수 있다.

9월 2일 코스피는 273.08포인트, 3.99% 내린 6,562.72로 마감했다. 하루 낙폭으로는 최근 보기 드문 수준이다. 출발점은 중동이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이 재개됐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뛰었다.
WTI가 배럴당 90달러를 넘고 브렌트유는 95달러에 다가섰다. 산유 지역의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 유가는 먼저 반응한다. 문제는 유가가 그 자리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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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은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린다. 물가가 오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더 오래, 더 높게 유지할 것이라는 계산이 시장에 깔린다. 이 계산은 곧바로 채권으로 옮겨갔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78%대까지 올라 작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10년물 금리도 3%에 닿아 30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주식의 상대적 매력은 떨어진다.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쓰는 할인율이 커지기 때문이다. 고평가된 성장주가 특히 약해진다.
사슬을 정리하면 이렇다. 중동 충돌 → 유가 급등 → 물가·긴축 우려 → 미국 금리 상승 → 위험자산 회피. 코스피는 이 사슬의 끝에 있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9196억원, 기관은 2조434억원을 순매도했다. 둘을 합치면 4조원에 가깝다. 개인이 2조3023억원을 사들이며 받아냈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외국인 매도가 특히 부담스러운 이유가 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은 주식 수 기준 19.70%로 역대 최고,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39.54%까지 올라 40% 선에 근접해 있었다. 살 만큼 산 상태에서 위험 회피 심리가 들어오면 방향은 매도로 기운다. 원/달러 환율은 1,368원대에 머물러 아직은 외국인을 서둘러 내보낼 수준은 아니었지만, 환율이 더 오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같은 악재라도 지수 위치에 따라 충격의 크기가 다르다. 코스피는 7월 하순 이후 7000선을 넘지 못하고 있었고, 그 위에는 두꺼운 매물벽이 쌓여 있었다.
키움증권 분석에 따르면 7000포인트 위에서 개인이 순매수한 물량이 약 87조원에 이른다. 구간별로 7000~7500에 18조9000억원, 7500~8000에 30조2000억원, 8000~8500에 28조3000억원이 몰려 있다. 이 구간에서 물린 투자자들은 지수가 조금만 올라도 본전 심리로 매물을 내놓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7000선 저항을 두고 "펀더멘털 훼손보다 멀티플 부담과 개인 매물부담이 동시에 작동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외부 악재가 이 매물벽을 건드리면 낙폭이 증폭되는 구조였던 셈이다.
이번 하락은 기업 실적이 무너져서가 아니라 외부 충격이 심리와 수급을 흔든 결과에 가깝다. 그래서 충돌의 지속 여부가 방향을 좌우한다. 다음 지표들을 순서대로 확인하면 상황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공식 발표가 없는 상태에서 충돌의 전개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지금 확인된 것은 분명하다. 유가와 금리라는 두 밸브가 동시에 열렸고, 매물벽 위에 있던 코스피가 그 압력을 그대로 받았다. 두 밸브가 잠기기 전까지는 반등을 기대하기보다 위 지표들의 방향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