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총리가 8월 27일 테헤란을 찾아 미·이란 물밑 중재에 나섰지만, 백악관은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2월 28일 시작된 충돌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두고 반년째 이어지면서 WTI는 83.53달러, 브렌트유는 89.70달러로 올랐다. 국내 독자는 중재 방문 자체보다 대화 재개 발표와 호르무즈 통항 상황, 그리고 2~3주 시차로 오는 기름값·환율을 지켜보는 편이 낫다.

카타르의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 겸 외무장관이 8월 27일 이란 테헤란을 찾았다. 표면적 의제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와 지역 긴장 완화지만, 실질 목적은 미국과 이란 사이를 잇는 물밑 중재다. 카타르는 두 나라와 모두 대화 창구를 유지해온 몇 안 되는 나라다.
회담에서는 "2월 28일 전쟁이 시작되기 이전 수준으로 해협 상황을 복원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다뤄졌다. 그러나 같은 시점 백악관 부대변인은 "현재 이란과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대화나 회담은 없다"고 못 박았다. 중재자는 움직이는데, 정작 당사국 미국은 아직 협상 테이블을 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Erik Mclean
이번 긴장의 출발점은 2월 28일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대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충돌은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중동 내 미군 기지 공격으로 번지며 반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이 좁은 길목을 지난다. 통항이 막히거나 막힐 조짐만 보여도 국제 유가가 즉각 반응하는 구조다. 카타르가 굳이 항행의 자유를 첫 의제로 올린 것도 이 때문이다.
중재가 성공할지는 지금 단정하기 어렵다. 미국은 6월 양해각서 복귀를 거부하며 경제적 압박에 무게를 싣고 있고, 이란도 협상단장 등을 통해 대화 여건을 논의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대화 재개를 알리는 공식 신호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정세의 불확실성은 유가로 가장 먼저 나타난다. 8월 28일 서부텍사스유(WTI)는 배럴당 83.53달러로 1.58% 올랐고, 브렌트유는 89.70달러로 2.12% 상승했다. 상승의 이유로는 미·이란 협상 교착과 호르무즈 통행 관련 공급 불확실성이 꼽힌다.
여기서 구분할 점이 있다. 이 상승은 실제 공급이 끊겨서가 아니라 "끊길 수 있다"는 위험이 가격에 얹힌 결과다. 중재가 진전되면 이 위험 프리미엄은 빠르게 빠질 수 있고, 반대로 호르무즈에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면 상승폭은 지금과 차원이 달라진다.
한국은 원유를 사실상 전량 수입하고, 그 상당 부분이 중동산이라 호르무즈 상황은 남의 일이 아니다. 다음을 나눠 보면 상황을 읽기 쉽다.
정리하면 카타르의 방문은 대화의 문을 두드린 것이지 연 것은 아니다. 유가에 얹힌 위험 프리미엄이 언제, 어느 방향으로 풀릴지는 앞으로 나올 미국과 이란의 반응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