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5월 독일 훈련에서 미 기갑여단 3,500명이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에 완패했지만, 이 부대는 대드론 장비 없이 교전한 상태였다. 이 결과는 전차 무용론보다 저가 공격 드론과 대드론 방어 양쪽으로 예산을 넓히라는 근거로 쓰이고 있다. 미국은 2027년 대드론에 9억 달러대를 편성했고 한국도 방위력개선비를 13% 늘려 드론 전력을 확대한 만큼, 유인·무인 전력의 비중이 실제 위협에 맞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지난 4~5월 독일의 한 훈련장에서 열린 다국적 연습 '컴바인드 리졸브'에서, 미 제1기병사단 산하 제3기갑여단 3,500명이 우크라이나 무인체계군 제412연대 '네메시스'와 맞붙었다. 결과는 미군의 완패였다. 전차가 먼지를 일으키며 돌격하자 정찰 드론이 곧바로 위치를 잡았고, 뒤이은 자폭 드론과 폭격 드론의 연계 공격에 기갑연대가 순식간에 궤멸했다. 격파 판정이 너무 빨라, 훈련을 이어가려고 전멸한 전차를 강제로 되살려 다시 투입해야 했을 정도다.
한 가지 조건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이 훈련에서 미군 기갑부대는 대드론 장비 없이 교전했다. 드론에 무방비인 전차가 얼마나 빨리 무너지는지를 보여준 실험이지, 모든 전차가 끝났다는 선언은 아니다.

Rogerio Ertner Almeida
이 장면이 주목받는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300만 달러짜리 전차가 500달러짜리 드론에 격파됐다는 식의 대비가 상징처럼 인용된다. 매체에 따라 드론 단가는 수백 달러, 전차는 수백만 달러로 폭이 있지만, 방향은 같다. 공격하는 쪽이 훨씬 싸다.
미 국방부는 실전에서 검증된 우크라이나산 드론을 직접 사들이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수십억 달러의 장비보다 실전에서 쌓인 운용 노하우와 소프트웨어가 승패를 가른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다만 이는 '전차 대신 드론'이라는 단순 교체가 아니라, 무엇에 돈을 더 쓸지를 다시 계산하라는 압박에 가깝다.
미국의 선택은 전차 폐기가 아니라 드론 방어 강화 쪽이다. 미 육군은 2027 회계연도에 소형 대드론(counter-UAS) 조달에만 9억9,400만 달러를 편성했다. 운영용 역량에 4억1,400만 달러, 고정 설비에 1억6,500만 달러 등으로 나뉜다. 값싼 공격 드론을 값싸게 막는 체계에 돈을 넣는 방향이다.
즉 모의전투의 교훈은 '싼 공격 수단'과 '싼 방어 수단' 양쪽으로 예산을 확장하는 형태로 반영되고 있다. 고가 플랫폼 하나에 집중하던 구조에 저가·대량 소모성 전력이 끼어드는 셈이다. 한 대에 수백억 원이 드는 무기와 달리 소모성 드론은 격추를 전제로 대량 운용한다. '잃어도 되는 전력'이라는 개념 자체가 조달 셈법을 바꾼다.
한국도 방향은 비슷하다. 2026년 국방예산은 65조8,642억 원으로 확정됐고, 이 가운데 무기 확보에 쓰는 방위력개선비가 13.0% 늘어 20조1,744억 원이 됐다. 국방부는 드론 전사 50만 명 양성, 국산 교육용 드론 약 6만 대 도입, 근거리 정찰·소형 자폭 등 저가 소모성 드론 2만 대 이상 확보, 장거리 자폭무인기(K-LUCAS) 전력화를 예산에 담았다.
여기서 판단의 갈림길이 보인다. 값비싼 유인 플랫폼과 값싼 무인 소모품 사이에서 비중을 어떻게 잡을 것이냐다. 독일 훈련이 던진 질문은 "전차를 버리자"가 아니라 "무방비 전차를 그대로 둘 것이냐"에 가깝다. 대드론 방어와 저가 드론 전력을 함께 키우는 쪽으로 예산이 움직이고 있다면, 그 균형이 실제 위협에 맞는지가 앞으로 볼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