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 서부전선 DMZ에서 육군 25사단이 수색로를 개척하던 중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이 두 차례 일어나 간부 3명이 부상했다. 이 작전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이남에 지뢰를 매설한 침범 정황을 확인하려던 것이어서 폭발과 침범 의심이 함께 조사되고 있지만, 매설 주체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국과수 감정이 지뢰 종류와 매설 시점을 특정하는지, 유엔사 조사가 MDL 이남 매설을 확인하는지가 북한 소행 판단의 관건이다.

9월 21일 오전 10시 50분쯤 서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폭발이 두 차례 일어났다. 육군 25사단 장병들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수색로를 개척하던 중이었다. 첫 폭발로 선두의 공병 중사가 다쳤고, 부상자를 옮기려 이동하던 수색대대장이 2차 폭발로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다른 장병 1명까지 간부 3명이 부상했으며, 중상자들은 수술 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핵심은 이 작전이 아무 곳에서나 이뤄진 게 아니라는 점이다. 폭발이 난 지점은 군이 북한군의 MDL 이남 지뢰 매설을 의심하던 바로 그 지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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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최근 서부전선 MDL 인근에서 지형 변화를 발견했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에 지뢰를 매설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정황이었다. 이 때문에 군은 유엔군사령부와 협의해 왔고, 다음 주 초로 예정된 유엔사 현장조사에 앞서 진입로를 확보하려 수색로 개척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폭발이 난 것이다.
MDL 침범 정황은 이번에 처음 제기된 것도 아니다. 앞서 9월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특정 사단 경계구역에서 북한군이 조성한 지뢰지대 등 6곳이 군사분계선을 10~15m가량 침범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즉 '북한군이 남쪽으로 넘어와 지뢰를 심고 있다'는 의심과, 그것을 확인하려다 발생한 폭발이 하나의 사건으로 묶이는 구조다.
군이 폭발 사고와 북한군 침범 정황을 함께 조사하는 이유는 둘이 같은 장소, 같은 맥락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폭발이 북한군이 새로 매설한 지뢰 때문이라면, 이는 단순 사고가 아니라 북한의 MDL 침범이라는 도발 성격을 띠게 된다.
다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합동참모본부는 아군이 기존에 매설한 지뢰, 북한에서 유실돼 떠내려온 지뢰, 북한군이 최근 매설한 지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지점과 폭발 원인은 유엔사와 함께 안전을 확보한 뒤 현장에서 확인할 계획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방호복과 지뢰덧신 등 증거품 감정에 들어갔고, 1차 감정 결과는 다음 주쯤 나올 예정이다. 매설 주체가 가려지기 전까지는 '북한 소행'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 사건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시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제재 완화와 북한의 핵·ICBM 개발 중단을 맞바꾸는 구상을 제시했고, 남북 접촉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북미 대화를 견인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이런 국면에서 지뢰가 북한군이 최근 매설한 것으로 판명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정부로서는 일정 수위 이상의 대응이 불가피해지고, 대화 기조와 부딪힐 수밖에 없다. 반대로 유실 지뢰나 기존 지뢰로 확인되면 파장은 제한적이다. 감정 결과가 대북 기조의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발표를 볼 때 흘려듣지 말아야 할 대목은 세 가지다. 첫째, 국과수 감정이 지뢰의 종류와 매설 시점을 특정하는지다. '최근 매설'인지 '오래된 것'인지가 북한 소행 판단의 핵심이다. 둘째, 유엔사 현장조사가 MDL 이남 매설을 실제로 확인하는지다. 침범 여부가 여기서 갈린다. 셋째, 군과 정부가 이를 '사고'로 규정하는지 '도발'로 규정하는지다. 표현이 곧 대응 수위를 예고한다. 확정되지 않은 정황을 결론처럼 받아들이기보다, 이 세 지점의 공식 발표를 기다리는 편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