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이 2026년 9월 1일 15년 만에 애플 CEO에서 물러나고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이끌던 존 터너스가 지휘봉을 잡았으며, 이는 지난 4월 예고된 준비된 승계다. 쿡 재임 동안 애플 시가총액은 약 3500억 달러에서 4조 달러로 10배 넘게 커졌지만, 터너스는 AI 경쟁 열세와 중국 중심 공급망 재편이라는 숙제를 함께 물려받았다.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 수장을 택한 인선은 애플이 승부처를 여전히 기기에서 본다는 신호로, 9월 9일 신제품 발표에서 AI 전략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팀 쿡이 애플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새 CEO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이끌어 온 존 터너스이고, 교체는 2026년 9월 1일 공식 발효됐다. '팀 쿡 시대'가 15년 만에 막을 내린 셈이지만, 이 교체 자체는 어느 날 갑자기 벌어진 사건이 아니다.
애플은 이미 지난 4월 20일 승계 계획을 공개했고, 여름 동안 쿡이 CEO로 남아 인수인계를 도왔다. 쿡은 완전히 회사를 떠나는 것도 아니다. 그는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겨 각국 정책 담당자와의 소통 등 일부 역할을 계속 맡는다. 쿡은 이 회사를 이끈 것이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창업자 축출이나 실적 부진에 따른 경질과는 결이 다른, 준비된 교대다.

Maher Meskko
쿡의 15년을 한 줄로 요약하는 지표는 시가총액이다. 2011년 그가 CEO를 맡을 때 약 3500억 달러였던 애플의 몸값은 4조 달러 규모로 불어났다. 10배가 넘는 성장이다.
이 숫자의 성격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쿡은 새로운 범주의 제품을 발명한 경영자라기보다, 아이폰을 전 세계에서 대량으로 만들어 팔고 서비스 매출을 키운 운영과 공급망의 달인에 가깝다. 그가 최적화한 중국 중심 생산망은 애플의 이익률을 떠받친 핵심이었다. 다만 바로 그 성공이 후임에게는 부담으로 넘어간다.
존 터너스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애플에서 25년을 일한 하드웨어 전문가다. 아이폰과 맥을 비롯한 제품 생산을 총괄해 왔고, 9월 9일로 예정된 신제품 발표회가 CEO로서의 사실상 데뷔 무대가 된다.
그가 물려받은 숙제는 명확하다. 하나는 인공지능이다. 애플은 AI를 개발하고 제품에 접목하는 속도에서 경쟁 빅테크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하나는 공급망이다. 중국에 지나치게 기댄 생산 구조를 다시 짜야 하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이 이 작업을 더 급하게 만들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지금, 소비자가 새 기기로 갈아탈 이유를 만드는 열쇠가 AI라는 점에서 이 격차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하드웨어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 소프트웨어와 AI에서의 열세를 어떻게 메울지가 첫 시험대다.
애플이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부문 수장이 아니라 하드웨어 총괄을 다음 CEO로 택했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다. 제품을 만든 스티브 잡스, 운영을 다진 팀 쿡에 이어 이번엔 기기를 설계해 온 엔지니어가 지휘봉을 잡았다. 회사가 여전히 승부처를 소프트웨어가 아닌 '기기'에서 본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AI 역시 클라우드 경쟁보다 기기에 직접 얹는 방향, 즉 온디바이스 쪽에 무게를 실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는 인선에서 끌어낸 해석일 뿐, 확정된 전략은 아니다. AI 열세를 자체 개발로 돌파할지, 외부와 손잡을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애플의 방향을 가늠하려면 9월 9일 발표에서 새 CEO가 AI를 어느 위치에 놓는지, 그리고 그것이 신제품에 실제로 어떻게 담기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