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이 2026년 10월 27일 한국 해운사 장금상선에 11월 1일부터 모든 선박에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장금상선은 9월 호르무즈 해협 원유의 37%를 실어 나른 최대 운송사로, 이번 경고는 미국과 이란의 제재 대치 속 이란의 압박 수단으로 읽힌다. 다만 법적 조치의 구체적 내용과 위반 근거, 장금상선의 대응은 아직 공개되지 않아 11월 1일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이 2026년 10월 2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에 글을 올려 한국 해운사 장금상선(영문명 시노코)에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장금상선 소속 선박들이 최근 3개월간 호르무즈 해협 통항 규정을 가장 많이 위반했다며, 11월 1일부터 이 회사의 모든 선박에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해협청은 지금까지 최소 7척에 위반 정도에 상응하는 조치를 이미 했다고도 밝혔다.
다만 '법적 조치'가 무엇인지는 해협청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벌금인지 억류인지 몰수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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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이 된 배경은 운송 규모에서 드러난다. 블룸버그통신이 선박추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장금상선 소유 유조선은 9월 한 달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 1억560만 배럴을 운송했다. 같은 달 해협을 지난 전체 원유(약 2억8630만 배럴)의 약 37%에 해당하는 양이다. 사우디 바흐리, 쿠웨이트석유탱커, 아부다비 ADNOC 등 2~4위 회사의 물량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
호르무즈를 가장 많이 드나드는 회사가 이란이 세운 통항 규정의 가장 큰 표적이 된 셈이다. 물론 운송량이 많다는 사실 자체가 제재 선정의 공식 이유라고 이란이 밝힌 것은 아니다.
이번 경고는 한 회사의 규정 위반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이란은 올해 미국과의 충돌과 제재 국면 속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스스로 정한 통항 규정을 들이밀어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허가를 받고 통과비를 내라고 요구해 왔다.
이란은 이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위반 선박 명단을 꾸준히 늘렸다. 한국일보 보도를 보면 명단은 8월 24일 45척에서 9월 77척, 10월에는 누적 122척으로 불었고, 장금상선 선박은 첫 발표 때부터 올라 있었다. 미국은 이란과 연계된 선박의 통행을 막는 방식으로 맞서 왔고, 미 재무부는 안전한 통항을 대가로 이란 측에 돈을 내면 제재 위험에 놓일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의 이번 조치가 미국의 제재에 맞선 압박 카드로 읽히는 이유다.
확정된 사실과 그렇지 않은 것을 나눠 볼 필요가 있다. 분명한 것은 해협청이 11월 1일을 시한으로 못박았고, 장금상선 선박 최소 7척이 이미 조치 대상이 됐다는 점이다.
반면 공개되지 않은 것이 더 많다. 해협청이 말한 '법적 조치'의 실체, 장금상선이 어떤 규정을 어쨌다는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근거, 그리고 장금상선 측의 공식 입장이 그렇다. 블룸버그의 운송량 집계도 해운 데이터 업체 자료에 기댄 2차 분석이다. 위반이 가장 많다는 주장 역시 이란 측 발표일 뿐 독립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이 사안이 중요한 이유는 호르무즈가 세계 원유의 길목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들여오는 중동산 원유도 이 해협을 지난다. 특정 회사를 겨냥한 경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국과 이란이 해협을 사이에 두고 벌이는 힘겨루기의 한 장면에 가깝다.
실질적 영향은 11월 1일 이후 이란이 무엇을 어떻게 집행하느냐에 달렸다. 선박 억류 같은 물리적 조치가 나오면 보험료와 운임, 나아가 국내 유가에까지 파장이 번질 수 있다. 반대로 경고가 선언에 그친다면 협상용 압박으로 끝날 수도 있다. 지금 단계에서 결론을 내리기보다 이란의 실제 행동과 장금상선·정부의 대응을 함께 지켜보는 편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