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브라질 결선투표에서 룰라가 유효표 51.79%를 얻어 당선됐고, 상급선거법원(TSE)이 당선자로 선언했다. 2위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는 선거 무효를 요청하겠다고 했지만 근거는 부정 개표가 아니라 투표시간 2시간 연장 문제다. 약 443만 표 격차와 TSE의 인증을 고려하면 무효 요청이 통하기는 어렵고, 2027년 1월 5일 취임까지의 정치 일정을 지켜봐야 한다.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룰라 다 시우바가 이겼다. 10월 25일 상급선거법원(TSE)이 전 투표구 개표를 마친 뒤 그를 당선자로 선언했다. 2위였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원에 선거 무효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 근거는 부정 개표 증거가 아니라 투표시간 연장 문제이고, 이 차이가 불복이 통할지를 가른다.

FILIPE COELHO
TSE 최종 집계에서 룰라는 유효표의 51.79%, 약 6426만 표를 얻었다. 플라비우는 48.21%, 약 5983만 표였다. 두 사람의 격차는 약 443만 표다. 브라질에서 선거를 운영하고 결과를 인증하는 기관이 바로 TSE이고, 결선 당일 밤 당선자를 공식 선언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역전이다. 10월 4일 1차 투표에서는 플라비우가 47.03%로 룰라(45.16%)를 앞섰다. 1차 2위 후보가 결선에서 순위를 뒤집은 것은 현대 브라질 대선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플라비우의 불복은 개표가 조작됐다는 주장이 아니다. 그는 대법관 크리스티아누 자닌이 투표 시간을 2시간 연장한 결정을 문제 삼았다. 경기 도중에 규칙을 바꿨다는 것이다. 자닌이 과거 룰라의 변호를 맡았던 인물이라는 점도 함께 거론했다.
연장 조치가 혼선을 부른 정황은 있다. 알자지라는 시간을 늘렸는데도 일부 유권자가 투표하지 못했고, 룰라 측과 연방경찰이 투표율을 떨어뜨리려는 교통 방해 의혹을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어느 쪽도 개표 결과 자체가 조작됐다는 증거는 내놓지 못했다.
독자가 구분할 지점이 여기 있다. 선거 무효가 받아들여지려면 절차상 하자가 결과를 뒤집을 만큼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이번 격차는 약 443만 표였다. 투표시간을 2시간 더 준 것이 이만한 표차를 만들었다고 법원을 설득하기는 간단치 않다.
게다가 결과를 인증한 주체가 선거를 주관한 TSE 자신이다. 같은 법원이 스스로 선언한 결과를 되돌리려면 그에 상응하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알자지라 특파원은 브라질 사법부가 매우 분열돼 있어 많은 정치적 협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금 국면이 명백한 법리 다툼이라기보다 정치적 공방에 가깝다는 뜻이다.
확정과 취임 사이에 놓인 날짜들이 신호다.
판단을 하나 보태면, 이번 불복의 무게중심은 법정보다 의회와 거리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증거 없이 절차 문제만으로 결과를 되돌리기는 어렵지만, 여소야대 구도에서는 임기 내내 정당성 시비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