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올해 1월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중남미 정책을 19세기 먼로주의의 부활이라며 정면 비판했다. 1월 3일 미국의 베네수엘라 마두로 체포 작전을 비롯해 군사 개입과 자원·관세 압박이 서반구를 미국 세력권으로 다루는 흐름으로 읽힌다. 중남미에 생산기지를 두거나 그곳 핵심광물에 의존하는 한국 산업이 미국의 공급망·자원 정책에 어떻게 노출되는지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은 올해 1월 18일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중남미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글 제목을 "이 반구는 우리 모두의 것이다"로 달고, 미국이 19세기 먼로주의를 되살려 중남미를 다시 세력권으로 다루려 한다고 주장했다. 비판의 직접적 계기는 1월 3일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이었다.

Lara Jameson
먼로주의는 1823년 미국 제임스 먼로 대통령이 내놓은 외교 원칙이다. 처음에는 유럽 열강의 아메리카 재식민지화를 막겠다는 명분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서반구 전체를 미국의 영향권으로 규정하는 논리로 바뀌었다. 20세기 초에는 미국이 중남미 내정에 개입할 권리까지 주장하는 방향으로 확장됐다. 룰라가 겨냥한 것은 바로 이 후자, 미국이 중남미 문제에 직접 개입할 권리를 가진다는 전제다.
미 국무부가 공식 계정에 올린 약 5분짜리 영상은 이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영상은 1823년 먼로의 메시지에서 출발해 2026년 1월 마두로 체포까지 이어지며 트럼프를 먼로주의의 '최신 수호자'로 묘사했고, 서반구에 대한 미국의 지배가 다시는 의문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끝맺는다.
룰라 비판의 한가운데에는 베네수엘라가 있다. 미국은 1월 3일 '확고한 결의'라는 작전명으로 카라카스의 대통령 안가를 급습해 니콜라스 마두로를 체포하고 국외로 이송했다. 트럼프는 작전 성공을 알리며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룰라는 이 작전을 남미가 200년 만에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공격을 받은 사례로 규정하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법이 가장 심각하게 침식된 경우라고 적었다. 그는 마두로 정부를 옹호하지는 않으면서도, 다른 나라가 한 나라의 정의를 대신 집행할 권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무력으로는 평화와 안보에 다가갈 수 없다는 것이 논지다.
쟁점은 군사 개입에만 머물지 않는다. 룰라는 3월 중남미 정상회의에서 "그들이 우리의 핵심광물과 희토류까지 차지하려 한다"며 자원 문제를 직접 꺼냈다. 미국이 중남미를 안보뿐 아니라 광물 공급망의 관점에서 다루기 시작했다는 인식이다. 리튬·희토류 같은 자원은 전기차와 방위산업의 핵심 원료라, 자원 확보 경쟁은 곧 산업 경쟁과 맞물린다. 여기에 고율 관세와 법적 압박까지 겹치면서, 룰라는 이를 '다시 식민화하려는 시도'라고 표현했다.
멀어 보이는 사안이지만, 한국 입장에서 확인해 둘 지점이 있다.
당장 수치로 드러난 변화를 말하기는 이르다. 다만 미국이 서반구의 자원과 공급망을 세력권 논리로 다루기 시작했다면, 그 영향은 중남미에 진출했거나 그곳 자원에 기대는 한국 산업에도 시차를 두고 닿을 수 있다. 공식 발표와 교역 통계를 함께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