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22일 8만5000달러선을 회복하며 지난 1월 이후 8개월 만의 가격대로 올라섰다. 다만 반등을 이끈 건 금리 인하가 아니라 유가 하락과 규제 완화, 지정학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여서, 근거의 상당 부분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공포·탐욕 지수가 78 '탐욕'까지 오른 만큼, 진입 전에 규제 불확실성과 기대의 실현 여부를 먼저 점검하는 편이 낫다.

비트코인이 22일 오전 8만5000달러선을 회복했다. 원화로는 약 1억1000만원대다. 이 가격대는 지난 1월 이후 8개월 만이다. 24시간 동안 5.52%, 일주일 동안 10% 넘게 오르며 반등에 속도가 붙었다. 미국 거래소 코인베이스 기준으로는 전날 8만5895달러까지 올랐고, 최근 3개월 상승률은 약 35%에 이른다.
숫자만 보면 '크립토 윈터'가 끝났다는 말이 나올 만하다. 다만 반등의 배경을 뜯어보면, 지금이 안심하고 들어갈 국면인지는 따져볼 부분이 있다.

Rafael Minguet Delgado
이번 상승의 방아쇠는 흔히 떠올리는 금리 인하가 아니다. 시장을 움직인 건 세 가지다. 국제유가가 떨어지며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살아났고, 미국 SEC가 토큰화 주식에 혁신 면제를 주면서 규제 완화 기대가 커졌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중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누그러질 수 있다는 기대가 더해졌다.
금리도 배경에는 있다. 고금리가 오래갈 것이라는 우려가 다소 완화되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온기가 돌았다. 비트코인은 9월 한 달 동안만 12% 올랐고, 같은 기간 미국 증시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자 위험자산 선호가 가상자산으로도 번졌다. 그러나 이번 반등을 금리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기대'에 기댄 상승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유가, 규제, 정상회담 기대는 아직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방향에 대한 기대다.
관심이 다시 붙었다는 신호는 국내 증시에서 먼저 드러났다. 비트코인이 8만5000달러를 넘어서자 가상자산 관련주가 일제히 뛰었다. 비트플래닛이 22% 넘게 급등했고, 우리기술투자와 다날 등도 상승했다. 전날 8만달러선을 회복한 데 이어 상승폭이 커지자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문제는 이런 관련주가 비트코인 가격보다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다. 기대가 앞설 때 더 오르고, 되돌림이 올 때 더 빠진다. 실제로 이날 20% 넘게 급등한 종목도 있었는데, 이런 폭은 반대 방향으로도 똑같이 나타날 수 있다. 관심의 크기와 안전함은 다른 이야기다.
가상자산 공포·탐욕 지수는 22일 78점으로 '탐욕' 구간에 들어섰다. 지금은 '싸게 사는' 국면이라기보다 이미 탐욕이 붙은 국면에 가깝다는 뜻이다. 진입을 고민한다면 아래를 먼저 점검하는 편이 좋다.
정리하면, 반등은 분명하지만 근거의 상당 부분이 아직 기대에 머물러 있다. 지금 무리하게 올라타기보다, 위 신호들이 기대에서 사실로 바뀌는지 확인하며 분할로 접근하는 편이 초보 투자자에게는 안전하다. 8개월 만의 반등이라는 사실이 곧 '지금이 바닥'이라는 뜻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