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이 9월 28일 현역 병력을 1만5500명 늘리는 대통령령에 서명하면서도 추가 동원령은 부인하고 있다. 증원은 정원 상한을 올려 계약병으로 채우는 조치이고 동원령은 예비역·민간을 강제 소집하는 조치라, 제도와 정치적 부담이 다르기 때문이다. 앞으로 소식을 볼 때는 대통령령의 성격과 충원 방식, 러시아 공식 발표인지 우크라이나 측 관측인지를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
러시아 뉴스를 보면 "푸틴이 병력을 늘렸다"는 기사와 "추가 동원은 없다"는 기사가 나란히 나온다. 모순처럼 보이지만 사실 서로 다른 이야기다. 병력 증원은 군대의 정원 상한을 올려 계약병으로 채우는 일이고, 동원령은 예비역과 민간인을 강제로 불러 모으는 일이다. 지금 러시아가 하는 것은 앞쪽이고, 부인하는 것은 뒤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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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현지시간 9월 28일 현역 병력을 1만5500명 늘리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로써 군인 정원은 155만500명, 예비 인력 등을 포함한 총 정원은 244만1630명이 됐다. 올해만 벌써 네 번째 증원령이고, 누적으로 4만7860명이 늘었다.
여기서 핵심은 '정원'이라는 단어다. 이 대통령령은 군대가 채울 수 있는 자리의 상한을 올리는 것이지, 특정한 사람을 지목해 소집하는 명령이 아니다. 러시아는 이 자리를 주로 돈을 받고 자원하는 계약병으로 메운다. 올해 상반기에만 약 20만 명의 계약병을 확보했다는 것이 러시아 측 주장이다.
동원령은 다르다. 예비역이나 일반 국민에게 소집 통지서를 보내 강제로 군에 편입시키는 조치다. 러시아는 2022년 9월 약 30만 명 규모의 부분 동원령을 내렸는데, 그때 징집을 피하려는 사람들이 국외로 대거 빠져나가고 곳곳에서 반발이 일었다. 정권 입장에서 정치적 비용이 큰 카드다. 그래서 정원을 올려 자원병으로 채우는 방식을 선호하고, 추가 동원 가능성은 계속 부인한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군의 인력 수요는 모두 충족됐고 추가 동원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동원령설은 9월 18~20일 러시아 총선 이후 대규모 동원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서 나왔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30만~50만 명을 새로 징집하고 북한군을 최대 3만 명 더 투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이고, 러시아 공식 발표는 아니다. 관측과 상대국의 경고, 그리고 실제 대통령령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이런 병력·국방비 확대는 전선 상황과 맞물려 있다. 러시아는 유엔총회가 열리던 9월 24일 밤에도 키이우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해 민간인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젤렌스키가 대러 제재 강화와 방공망 지원을 호소하던 시점이었다. 앞서 7월 초에는 하룻밤 공습으로 20명 안팎이 숨지기도 했다. 증원과 증세가 종전보다 장기전 채비 쪽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동원령인지 아닌지는 몇 가지만 보면 가려진다.
이 다섯 가지만 구분해도 "동원령 임박"이라는 제목에 흔들리지 않고 실제 상황을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