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이기면 성인 1인당 5000달러를 주겠다며 재원으로 관세를 들었다. 성인 2억4000만 명에게 지급하려면 1조2000억 달러가 드는데, 올해 관세 순수입은 그 14% 수준에 그친다. 공약이 실행되려면 의회 승인과 추가 재원이 필요한 만큼, 구체적인 법안과 재원 조달 방식이 나오는지가 실현 가능성의 가늠자다.
9월 9일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지키면 성인 시민 1인당 5000달러를 주겠다고 밝혔다. 이틀 뒤에는 트루스소셜에 같은 약속을 다시 올렸다. 핵심은 조건이 붙었다는 점이다. 선거 결과와 묶인 공약이어서, 지지층 결집용이라는 해석이 처음부터 따라붙었다.
재원은 관세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은 관세로 번 돈을 지급 재원으로 거론했고, 밴스 부통령은 부유층을 대상에서 빼는 안도 언급했다.
Photo by Teng Yuhong on Unsplash
숫자를 맞대보면 공약의 무게가 드러난다. 성인 약 2억4000만 명에게 5000달러씩 주면 총 1조2000억 달러, 약 1610조원이 든다. 로이터는 대상을 2억7000만 명으로 봐 1조3500억 달러로 추산했다. 어느 쪽이든 지난해 미국 연방 세입(약 5조2500억 달러)의 5분의 1, 2026 회계연도 국방예산(1조119억 달러)을 웃도는 규모다.
관세 수입은 그에 한참 못 미친다. 2026 회계연도 들어 8월까지 걷은 관세는 2925억 달러인데, 환급액 1252억 달러를 빼면 순수입은 1673억 달러다. 필요 재원의 약 14%에 그친다.
| 항목 | 금액 |
|---|---|
| 공약 지급 총액(성인 2.4억 명) | 1조2000억 달러 |
| CBO 2026회계연도 관세 수입 전망 | 4180억 달러 |
| 2026회계연도 8월까지 관세 순수입 | 1673억 달러 |
여기에 변수가 하나 더 있다. 대법원이 일부 관세를 무효화하면서 수입 전망은 더 낮아졌고, 조세재단은 현행 정책이 유지돼도 내년 관세 수입을 약 1250억 달러로 봤다. 관세가 줄면 재원도 함께 줄어든다.
관세 수입과 소요 재원을 비교할 때는 기준을 맞춰야 오해가 없다. 첫째, 환급을 뺀 순수입으로 봐야 한다. 총 징수액 2925억 달러와 순수입 1673억 달러는 1000억 달러 넘게 벌어진다.
둘째, 관세는 매년 들어오는 흐름이고 배당금은 한 번에 나가는 지출이다. 재무부가 든 10년간 3조 달러 전망치를 한 해 지급과 곧장 비교하면 규모를 착각하기 쉽다. 셋째,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1조 달러는 관세가 아니라 외국의 대미 투자 약정 총액이라는 점도 구분해야 한다.
러트닉 상무장관은 부족분을 500만 달러짜리 플래티넘 카드 판매로 메우겠다고 했지만, 전부 팔아도 5000억 달러로 필요액 절반에 못 미친다.
공약이 말로 끝날지 실제 지급으로 이어질지는 몇 가지로 가늠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의회다. 현금 지급은 대통령 혼자 할 수 없고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승인이 필요 없다고 봤지만, 해싯 국가경제위원장은 예산조정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예산조정은 상원 과반으로 필리버스터를 피할 수 있어도 의결 자체를 건너뛰지는 않는다. 구체적인 법안이 발의되는지, 소득 상한으로 대상을 줄이는지가 1차 신호다.
전례도 참고가 된다. 지난해에도 2000달러 관세 배당을 약속했지만 지급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근거로 든 장병 1776달러 지급(약 145만 명)은 이미 의회가 승인한 예산에서 나온 돈이라 1조 달러 규모의 신규 지출과는 성격이 다르다.
정리하면 재원이 필요액의 6분의 1 수준이고 국가부채가 40조 달러를 넘은 상황에서, 추가 차입이나 증세 없이는 숫자가 맞지 않는다. 공화당 안에서도 매시 의원은 표를 5000달러로 살 수 있다는 발상이 모욕적이라며 인플레이션을 우려했다. 이 공약은 지금 단계에서 확정된 정책이라기보다, 선거 뒤 법안과 재원안이 실제로 나오는지를 지켜봐야 할 약속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