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미 사전·우편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선거를 연방이 아니라 주와 카운티가 운영해 우편투표 자격부터 조기 현장투표 시작일까지 제각각이라는 점이 통일된 한국 사전투표와 가장 다르다. 사전투표 집계는 주마다 순서가 달라 개표 초반 숫자가 최종 결과와 다를 수 있으므로, 사전과 당일 투표를 합쳐 봐야 한다.

11월 3일이 공식 선거일이지만, 상당수 유권자는 그 전에 이미 표를 던진다. 조기 현장투표와 우편투표가 수 주 전부터 열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선거일은 '투표하는 날'이라기보다 '투표를 마감하는 날'에 가깝다. 그래서 "오늘 바로 투표하라"는 식의 독려가 선거 몇 주 전부터 쏟아진다.
한국처럼 본투표일 하나에 사전투표 이틀이 붙는 구조를 떠올리면 그림이 맞지 않는다. 미국의 투표는 날짜가 아니라 기간으로 이해해야 한다.

Markus Spiske
가장 헷갈리는 지점은 통일된 규칙이 없다는 것이다. 선거를 운영하는 주체가 연방 정부가 아니라 각 주와 카운티이기 때문이다.
같은 '사전투표'라도 사는 주에 따라 할 수 있는 방법과 날짜가 전혀 다른 셈이다. 투표소에서 신분증을 요구하는지, 어떤 신분증을 인정하는지도 주마다 갈린다. 이사를 했거나 다른 주로 옮긴 유권자라면 자기 주의 규칙을 그때그때 다시 확인해야 한다.
한국 유권자에게 익숙한 사전투표는 정반대 쪽에 가깝다. 전국이 하나의 규칙으로 움직인다.
이 제도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전국 단위로 처음 도입됐다. 미국이 '분권과 다양성'이라면, 한국은 '중앙집중과 통일'인 셈이다. 어느 쪽이 우월하다기보다 설계 철학이 다르다.
뉴스에서 미국의 사전투표율이나 개표 초반 숫자를 볼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우편·조기 투표를 누가 더 많이 하느냐가 정당 지지층별로 갈리는 경향이 있고, 그 표를 언제 세느냐도 주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표 초반의 우세가 최종 결과에서 뒤집히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전체 투표율까지 높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당일 투표가 그만큼 줄어든 것일 수 있어서다. 어떤 주는 우편투표를 선거일 이후에야 집계하기 시작하고, 어떤 주는 미리 처리해 둔다. 이 차이만으로도 같은 시각에 발표되는 중간 집계가 주마다 전혀 다른 그림을 그린다.
결국 사전과 당일을 합쳐 봐야 하고, 개표가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 초반 숫자는 참고용으로만 받아들이는 편이 안전하다. 한국처럼 사전투표함을 선거일 개표 때 한꺼번에 여는 방식에 익숙하다면, 미국의 들쭉날쭉한 집계 속도를 미리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