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이스라엘 총선 출구조사에서 친네타냐후·반네타냐후 두 진영 모두 과반(61석)에 못 미쳐 아랍계 정당이 캐스팅보트를 쥔 것으로 나타났다. 정권 유지냐 교체냐에 따라 가자·이란 대응 기조가 갈리고, 이는 중동산 원유 비중이 높은 한국의 유가·물류와 균형 외교로 번진다. 다만 결과는 확정 전이라 최종 개표와 연정 구성, 이란 관련 실제 행동을 함께 보고 판단해야 한다.
27일(현지시간) 밤 10시 투표가 끝난 직후 나온 이스라엘 총선 출구조사는 어느 쪽의 승리도 가리키지 않았다. 채널12·13 조사를 종합하면 반(反)네타냐후 진영이 52~53석, 친(親)네타냐후 진영이 50석으로, 연립정부 구성에 필요한 61석(전체 120석)을 넘은 진영이 없다.
열쇠는 아랍계 정당이 쥐었다. 라암과 조인트리스트 등 아랍계 의석(한 조사 기준 17석)이 어느 쪽에 힘을 싣느냐에 따라 정권의 향방이 갈린다. 제1당이 확정되는 데도 시일이 걸리고, 연정 협상은 수주간 이어질 수 있다. 투표율은 오후 8시 기준 74%를 넘어 2022년보다 8%포인트 높았지만, 높은 참여가 곧 한쪽의 승리를 뜻하진 않는다. 지금 나온 숫자는 '출구조사'이지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먼저 깔고 봐야 한다.
Photo by Seval Torun on Unsplash
그럼에도 두 시나리오의 방향성은 비교해 둘 만하다. 네타냐후가 재집권하는 경우, 그는 이란에 대한 재공습을 공언해 왔고 연정에 참여할 극우 세력은 과거 가자 휴전과 인질 교환에 반대하며 연정 붕괴를 위협한 전례가 있다. 대이란 강경 기조와 가자 전선의 긴장이 유지되거나 더 격화할 가능성이 큰 쪽이다.
반대로 반네타냐후 진영이 정권을 잡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유력한 대항마는 군 참모총장 출신의 중도 정치인 아이젠코트다. 안보 노선 자체를 뒤집기보다 국제 협상과 휴전 관리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는 전망일 뿐이고, 아랍계와의 연정 조건, 극우의 견제 같은 변수가 많아 확정된 그림은 아니다. 네타냐후가 재집권에 실패하면 미뤄진 부패 재판과 2023년 하마스 공격을 둘러싼 책임론이 겹친다는 점도 변수다.
이 정치가 한국과 무슨 상관인가. 가장 직접적인 통로는 에너지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 가운데 중동산은 2026년 들어 약 60% 수준으로, 1986년 이후 가장 낮아졌다. 미국산이 26%대까지 늘고 정부가 중동산을 50% 아래로 낮추겠다는 다변화 방침을 내놨지만, 여전히 수입의 절반 이상을 중동에 의존한다. 그리고 그 중동산 원유의 상당 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다.
따라서 이란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 유가와 해상 운임, 물류비가 함께 출렁이고, 그 부담은 정유·항공·해운은 물론 기름값을 통해 가계에도 닿는다. 다변화가 완충재 역할을 하더라도 단기 충격까지 막아 주지는 못한다.
외교도 간단치 않다. 한국은 이스라엘과 아랍권 모두와 수출·건설·방산으로 얽혀 있고 중동에 교민과 근로자가 나가 있다. 어느 진영이 집권하든 정세가 급변하면 균형을 잡아야 하는 숙제가 생긴다.
정세 뉴스는 확정되지 않은 전망을 사실처럼 소비하기 쉽다. 이번만큼은 몇 가지 신호를 확인하고 판단하는 편이 안전하다.
선거 구호나 출구조사만으로 유가를 예측하거나 특정 종목을 단정하기엔 아직 변수가 너무 많다. 확정되는 것부터 하나씩 확인하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