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당국자들은 연내 트럼프-김정은 회담 성사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고 있으며, 미국은 북한으로부터 아무 답변도 받지 못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어조는 자신감에서 유보로 돌아섰고, 북한은 러시아와의 밀착에 집중하며 침묵하고 있다. 회담 성사 여부는 북한의 공식 반응과 미국의 비핵화 전제 조정 등 구체적 신호로 가늠할 수 있다.

트럼프-김정은 회담설의 현재 모습은 간단하다. 미국은 "만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북한은 답하지 않는다. 10월 23일 로이터 보도에서 한국과 미국 당국자들은 올해 안에 두 정상이 만날 가능성을 희박하게 본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회담 문제와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가능성이 거론되는 계기는 11월이다. 올해 APEC 정상회의는 11월 18~19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열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11월 아시아 순방이 겹친다. 연내 북미 회담이 성사된다면 이 일정이 유력한 무대로 꼽혔지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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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것은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어조 변화다. 그는 한때 연내 회담을 사실상 보장하듯 자신감을 보였다. 10월 13일에도 아시아 순방 중 김정은을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 10월 19일 백악관에서는 결이 달라졌다. 11월 회담 가능성에 대해 "확실치 않다"고 했고, 회담 요청 여부에는 말을 아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 조건 없이 김 위원장과 대화할 뜻은 여전하지만, 발표할 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의지는 열어두되 구체적인 약속은 하지 않는 쪽으로 옮겨간 셈이다.
외부 전망도 박하다. 스팀슨센터의 제니 타운 연구원은 가까운 시일 안에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50%보다 훨씬 낮게 봤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안킷 판다 연구원은 APEC을 계기로 한 회담 가능성을 10% 미만으로 평가했다.
배경에는 유인책이 먹히지 않았다는 판단이 있다. 미국이 한미 연합훈련 규모를 줄이는 등 신호를 보냈지만,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북한의 반응인데, 지금은 공식 입장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구애에도 북한은 응답하지 않고 있고, 미국과의 대화보다 러시아와의 군사 밀착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조건이 아예 닫혀 있는 것은 아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과거 미국이 비핵화 요구를 접는다면 대화를 재개할 뜻이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문제는 이 전제가 미국이 받기 어려운 조건이라는 데 있다. 여기서 양측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으면 회담은 말에 그친다.
회담이 열릴지 미리 단정할 수는 없다. 대신 성사에 가까워졌는지는 몇 가지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가늠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북한의 공식 반응과 비핵화 전제 조정, 두 가지가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 표명만 반복되고 이 두 신호가 나오지 않는다면, 이번 APEC 계기 회담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