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가 10월 1일 이란의 자동차·철도 산업과 해외 공급업체를 제재하며 압박을 해상 봉쇄에서 육상 물류로 넓혔다. 해외 조력자와 중개국까지 묶은 방식이라 제3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로 번질 소지가 있고, 중간선거 이후 강경 기조 시사와 항모 증파로 유가 변동성도 커졌다. 한국 기업은 거래처의 제재 명단 포함 여부와 중개국 경유 거래의 최종 수요처를 확인하는 것이 판단 기준이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10월 1일(현지시간) 이란의 자동차·철도·제조·철강 기업과 이들을 돕는 해외 공급업체, 러시아 연계 그림자 금융망을 한꺼번에 제재 대상에 올렸다. 그동안 미국의 이란 압박은 오만만 해상 봉쇄처럼 바닷길을 조이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이번 조치는 그 압박을 육상 물류로 넓혔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재무부는 해상 봉쇄가 이어지자 이란이 물류를 철도망에 의존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바다를 막았더니 육로로 돌아가자, 그 육로를 다시 막은 셈이다.

Tom Fisk
제재 대상에는 이란 자동차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이란 코드로(IKCO)와 사이파(SAIPA)가 포함됐다. 재무부는 이 산업이 혁명수비대(IRGC)와 깊이 얽혀 있고, 연간 10억 달러 손실에도 정권의 현금원 역할을 한다고 봤다.
철도 쪽에서는 이란이슬람공화국철도(RAI) 등 여객·화물 회사가 지목됐다. 해상으로 못 나가는 석유를 철도로 우회 수송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중장비 업체 HEPCO와 철강업체, 중국의 상하이 루이미 수출입무역 같은 해외 조력자도 함께 올랐다.
이번 명단에서 한국 기업이 주목할 대목은 제재가 이란 국내 기업에 그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재무부는 인도네시아·아랍에미리트(UAE)·튀르키예·홍콩·독일·중국에 있는 공급업체와 개인을 부품 공급, 원자재 제공, 자금 이동 혐의로 함께 제재했다.
특히 러시아와 연계된 'A7' 네트워크는 허위 무역 서류와 제3국 대리인을 내세워 제재 대상과의 거래를 정상 거래처럼 위장했다고 재무부는 지적했다. 즉 중개국을 거친다고 안전한 게 아니라, 중개 경로 자체가 제재의 표적이 됐다는 뜻이다.
군사적 긴장도 같은 방향을 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이후 이란 폭격 강도를 높일 것이냐는 질문에 "가능하다"고 답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세 번째 항모 전단과 해병대 함정을 중동에 추가 배치해 9,000~1만 명 규모 병력이 11월 말까지 도착한다고 전했다. 4월 이후 처음으로 항모 강습단 세 개가 동시에 전개되는 상황이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증파 소식에 브렌트유는 약 4% 올라 배럴당 102달러 선까지 뛰었다. 제재와 군사 압박이 겹치면 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이는 중동과 직접 거래가 없는 기업에도 비용으로 돌아온다.
이번 조치가 당장 한국 기업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다만 해외 조력자까지 묶은 방식은 제3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로 번질 소지가 있다. 거래가 있다면 아래를 점검해둘 만하다.
판단 기준은 분명하다. 미국 금융시스템 접근이 막히면 피해는 거래 규모와 무관하게 치명적이다. 거래가 애매하면 진행보다 확인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