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단기임대 규제, 숙소 예약 전 확인할 것
바르셀로나·파리 등 유럽 관광도시가 주택난을 이유로 단기임대를 조이고, EU도 5월부터 등록·데이터 공유 규정을 27개국에 적용한 데 이어 9월 9일 지방정부의 임대 물량 제한을 허용하는 법안 초안을 낸다. 규제로 관광용 매물이 줄면서 일부 도시는 등록번호 없는 매물이 삭제되고 숙소 선택지와 가격에 압력이 생길 수 있다. 예약 전 숙소의 등록번호 표시와 해당 도시의 규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취소 위험을 줄이는 핵심이다.

유럽 관광도시들이 단기임대에 빗장을 거는 이유
여행객이 몰리는 유럽 도시들이 에어비앤비로 대표되는 단기임대를 조이고 있다. 이유는 대체로 하나로 모인다. 관광객용 임대가 늘면서 정작 주민이 살 집이 줄고 임대료가 뛰었다는 것이다.
가장 강한 곳은 스페인 바르셀로나다. 시는 관광 아파트 영업 허가 1만101건을 2028년 11월 만료 시점에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상 관광용 단기임대를 없애 장기 주택으로 되돌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조치는 지난 10년간 62.1%나 오른 임대료에 대한 대응으로, 2025년 3월 스페인 헌법재판소가 정당성을 인정했다.
바르셀로나만의 일은 아니다. 파리와 암스테르담, 베를린, 브뤼셀, 피렌체 등은 허가제를 두거나 한 집이 1년에 관광객에게 빌려줄 수 있는 날 수를 제한해 왔다. 지난해 유럽 단기임대는 약 9억5000만 박에 달했고, 그중 파리 한 곳이 2630만 박으로 가장 많았다. 수요가 몰린 도시일수록 규제가 강한 셈이다.
EU 차원으로 올라온 규제

Nuray
규제는 도시를 넘어 EU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 5월부터 27개 회원국에 단기임대 투명성 규정이 적용됐다. 등록제를 운영하는 나라에서는 호스트에게 고유 등록번호를 부여하고, 플랫폼은 이를 표시·검증하며, 숙박 일수 같은 데이터를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
스페인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갔다. 2025년 7월부터 모든 단기임대 매물에 전국 등록번호 표시를 의무화했고, 번호가 없는 매물은 48시간 안에 내리도록 했다. 무허가 임대를 광고한 혐의로 에어비앤비에 6400만 유로의 벌금도 부과됐다.
EU 집행위원회는 9월 9일 '적정가격주택법' 초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주거 압박이 큰 지역에서 지방정부가 단기임대 물량 자체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는 아직 확정된 법이 아니라 초안 단계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숙소 예약과 요금에는 무엇이 달라지나
여행객이 체감할 첫 변화는 매물 감소다. 전국 등록번호 제도가 시행된 스페인에서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단기임대 매물은 7월 정점 대비 각각 17.5%, 15.2% 줄었다. 관광 성수기 인기 도시라면 방을 구하기가 예전보다 빡빡해질 수 있다.
가격은 단정하기 어렵다. 숙박 요금은 환율, 계절, 행사 등 여러 변수에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다만 인기 지역에서 합법 매물이 줄면 남은 숙소로 수요가 몰려 가격을 밀어 올릴 여지는 있다.
주의할 점은 따로 있다. 등록번호가 없는 매물은 규제 국가에서 갑자기 내려질 수 있고, 이 경우 예약이 취소되거나 현지에서 낭패를 볼 위험이 있다. 저렴하다고 검증되지 않은 매물을 고르면 오히려 비용이 커질 수 있다.
여행 전 확인할 것
규제가 강한 도시로 간다면 예약 단계에서 몇 가지만 확인해도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 숙소 상세페이지에 등록번호가 표시돼 있는지 확인한다
- 목적지 도시가 허가제나 임대일수 제한을 두는지 미리 찾아본다
- 등록번호가 없거나 정보가 모호한 매물은 피한다
- 예약 취소·환불 조건을 확인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체할 호텔 후보를 하나 둔다
규제의 취지는 여행을 막는 것이 아니라 주민 주거를 지키려는 데 있다. 정식으로 등록된 숙소를 고르는 것이 결과적으로 취소 위험이 적고, 여행 계획도 안정적으로 지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