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가 10월 22일 배럴당 113달러를 넘어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제 공습이 아니라 미국의 이란 재공습 가능성과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라는 우려가 값을 밀어올린 것이어서, 트럼프의 발언과 시장 심리가 가격을 좌우하고 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두바이유와 11월 중간선거 이후 군사 움직임, 주유소 가격 반영 속도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브렌트유가 현지시각 10월 22일 배럴당 113.17달러로 마감하며 지난 5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하루 새 4% 올랐고, 이튿날 아침엔 114달러대까지 더 밀렸다. 눈여겨볼 점은 실제 군사 공격이 벌어져서가 아니라, 미국의 이란 재공습 '가능성'과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라는 우려만으로 값이 뛰었다는 것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중동산 원유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가 115달러까지 오른 쪽이 더 피부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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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을 밀어올린 재료는 며칠 사이 겹쳤다. 먼저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이 피격되거나 기뢰에 부딪혔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은 유조선 여러 척이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했지만, 척수와 경위는 보도마다 엇갈린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행동을 시사하면서 긴장이 커졌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11월 3일 중간선거가 끝난 뒤 이란을 재공습하는 작전을 짰고 이란의 에너지 시설이 주요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산유 시설이 타격받으면 공급이 줄어든다는 계산이 유가에 먼저 반영된 셈이다. 친이란 성향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 공격까지 더해지며 중동 공급 불안이 한층 짙어졌다.
흥미로운 대목은 트럼프 본인의 반응이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를 올리려 선박 피격과 기뢰 사건까지 가짜로 만들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가 상승을 이란의 정치 공작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 발언은 액면 그대로 읽기 어렵다. 중간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유가 급등은 집권 세력에 불리한 재료다. 상승의 책임을 이란에 돌리는 것은 국내 정치용 메시지 성격이 짙다. 동시에 그는 추가 공격을 승인할지는 불확실하다고도 했고, 이란과 협상 중이라는 보도는 부인하면서 사태가 "곧 결론"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과 자제, 강경과 협상 신호가 뒤섞여 있어, 발언 하나로 방향을 단정하기 어렵다.
지금 시점에서 사실과 추정을 나눠 볼 필요가 있다.
확인된 것은 유가가 113달러를 넘었다는 시장 데이터, 트럼프가 '조작' 주장을 폈다는 것, 미·이스라엘의 공습 계획을 다룬 NYT 보도가 나왔다는 것, 후티의 사우디 공격이 보도됐다는 사실이다.
반대로 확인되지 않은 것도 많다. 이란이 주장하는 유조선 피격의 실체, 그 사건이 조작인지 실제인지, 실제 공습이 벌어질지,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인지는 어느 쪽도 독립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유가를 움직인 동력의 상당 부분이 '사실'이 아니라 '시나리오'에 대한 베팅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원유를 거의 전량 수입하는 한국에게 중동 유가는 남의 일이 아니다. 다음 몇 가지를 함께 보면 흐름을 읽기 쉽다.
지금의 급등은 전쟁이 터져서가 아니라 전쟁 가능성에 붙은 값이다. 그래서 상황이 진정되면 빠르게 되돌릴 수도, 공습이 현실이 되면 더 뛸 수도 있다. 단정보다 지표를 지켜보는 편이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