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순국 전 남긴 유묵 '독립'의 국내 반환이 지난해 광복절 프로젝트 발표 이후 1년째 제자리에 머물러, 다음 달 개관하는 안중근평화센터에도 진본 대신 영인본이 걸린다. 언론은 일본인 소장자의 '변심'을 원인으로 전하지만 경기도는 변심이 아니라 협상 중이라고 밝혀, 협상이 막힌 구체적 배경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반환 성사 여부는 국민펀딩 개시, 일본 측 응답, 올해 말 시한까지의 진전, 확보한 예산의 처리 방향으로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 광복절에 시작된 안중근 의사 유묵 '독립'의 귀환 프로젝트가 1년이 지나도록 제자리다. 다음 달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 문을 여는 안중근평화센터에도 진본이 아닌 영인본, 즉 복제본이 전시될 예정이다.
'소장자가 마음을 바꿨다'는 이야기가 돌지만, 정작 왜 협상이 막혔는지는 아직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어떤 유물이고, 어디까지 진행됐으며, 지금 무엇이 걸림돌인지를 순서대로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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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두 글자를 담은 이 유묵은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순국을 앞두고 써서 자신을 지키던 일본인 간수에게 건넨 것으로 전해진다. 사형을 앞둔 사람이 '독립'을 남겼다는 사연 때문에 국보급으로 평가받는다.
현재는 일본 교토의 류코쿠대학이 그 간수의 후손, 즉 일본인 소장자로부터 위탁받아 보관하고 있다. 소유권은 개인에게 있고 대학은 맡아 두고 있는 구조라, 반환 여부는 결국 소장자의 결정에 달려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8월 15일 이 유묵을 국내로 들여오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구매에 필요한 돈은 약 26억원으로 추산됐고, 이 가운데 13억원을 지난해 9월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해 광복회를 통해 지원했다. 나머지 13억원은 국민 모금, 이른바 국민펀딩으로 채울 계획이었다.
전례가 없던 일도 아니다. 경기도는 지난해 8월 안 의사의 또 다른 유묵 '장탄일성 선조일본'을 일본인 소장자와 협상해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그 경험이 '독립'의 귀환에도 기대를 키웠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초기엔 순조로울 것으로 봤지만 협상이 교착에 빠졌고, 여러 언론은 그 원인을 '일본인 소장자의 변심'으로 전했다. 일본 측이 대면 협의 제안 등에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경기도는 다른 설명을 내놨다. 경향신문 보도에서 경기도는 소장자가 마음을 바꾼 것이 아니라 협상이 진행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변심이라는 단정과 협상 지연이라는 설명이 엇갈리는 셈이다. 분명한 것은 협상이 1년째 진척이 없다는 사실이고, 입장이 바뀐 구체적 배경이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단계에서 '누가 왜 막았는가'를 확정해 말하기는 어렵다.
핵심 자금줄인 국민펀딩은 아직 시작조차 못 했다. 협상에 진전이 없으니 모금을 열 명분이 서지 않는 것이다. 경기도는 올해 말까지 반환에 최선을 다하되, 성과가 없으면 광복회에 지원한 13억원을 돌려받아 불용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사실상 연말이 하나의 시한으로 설정된 상태다.
앞으로의 흐름은 몇 가지 신호로 읽을 수 있다.
광복절마다 문화재 환수 소식이 오르내리지만, 이번 사안은 아직 결과가 정해지지 않았다. 상징성과는 별개로, 반환은 소장자의 결정과 자금 조달이라는 두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성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