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작전에 투입된 미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함이 250일 넘게 무기항 상태로 머물다 승조원 투신 시도까지 보고되자, 미국이 일본 요코스카 모항의 조지 워싱턴함으로 교대하기로 했다. 링컨함의 장기 배치는 이란전 장기화를, 동아시아 상시배치 항모의 중동 투입은 대중 견제 태세의 일시적 공백을 동시에 뜻한다. 미 해군이 이번 교대를 예정된 정례 순환이라고 밝힌 만큼, 이를 이란 압박 완화가 아니라 배치 지속의 신호로 볼지 확인이 필요하다.
미국이 이란 작전에 투입해 온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을 조지 워싱턴함으로 교대하기로 했다. 링컨함이 250일 넘게 바다에 머물며 승조원 생활 여건 논란이 커진 뒤 나온 결정이다.
링컨함이 이렇게 오래 붙잡힌 배경에는 임무의 갑작스러운 변경이 있다. 이 항모는 2025년 11월 태평양을 향해 통상 6개월 일정으로 출항했다. 그런데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자 2026년 1월 중동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대이란 폭격 작전과 이란 항구 봉쇄 작전의 핵심 전력으로 쓰였다. 6개월짜리 배치가 9개월로 늘어난 것은 이란전이 예상보다 길어졌기 때문이다. 그 사이 링컨함은 200일 넘게 항구에 들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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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000명이 탄 배가 반년 넘게 육지를 밟지 못하면 문제가 쌓인다. 미 의회와 언론이 지적한 내용은 생필품 부족, 수질 오염, 배관 고장, 우편 차질, 그리고 승조원들의 정신건강 악화다.
가장 무거운 신호는 이달 들어 일부 승조원이 바다에 투신하려 한 사례가 보고됐다는 점이다. 상원의원 리처드 블루먼솔 등은 국방부에 서한을 보내 생활 여건과 안전 문제에 대한 답을 요구했다. 여기까지는 여러 매체가 공통으로 전하는 내용이라 논란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다만 승조원 개개인의 상태나 사건의 정확한 경위는 아직 조사·확인 중인 부분이 많아, 개별 사례를 일반화하기는 이르다.
미 해군의 설명은 결이 다르다. 당국자는 이번 항모 교대가 링컨함의 생활 여건 우려가 불거지기 전에 이미 계획돼 있던 정례 교대라고 밝혔다. 즉 여론에 떠밀린 조치가 아니라 예정된 순환이라는 것이다.
두 이야기는 완전히 배치되지는 않는다. 정례 교대 계획이 있었더라도, 링컨함의 극단적 배치 일수와 승조원 상태가 그 시점을 앞당겼거나 주목받게 만들었을 수 있다. 공식 발표만 놓고 보면 '계획된 교대'이고, 그 배경에 피로 논란이 있었는지는 해군이 명확히 인정하지 않았다. 이 대목은 사실과 해석을 갈라서 읽는 편이 안전하다.
교대 상대인 조지 워싱턴함의 원래 자리가 이번 결정의 의미를 보여준다. 조지 워싱턴함은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삼아 2008년부터 인도·태평양에 상시 배치돼 온 항모다. 동아시아를 지키던 전력을 중동으로 돌린다는 뜻이다.
이 이동은 두 방향의 신호로 읽힌다. 하나는 이란 방면이다. 지친 링컨함을 빼면서도 곧바로 다른 항모를 채워 넣는다는 것은, 중동 압박을 늦추지 않겠다는 배치 지속의 신호에 가깝다. 교대를 이란 긴장 완화로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다른 하나는 동아시아 방면이다. 요코스카 상시 항모가 자리를 비우면 중국을 겨냥한 견제 태세에 일시적 공백이 생긴다. 이를 메우기 위해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이 대체 배치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리하면, 이번 교대는 지친 배 하나를 바꾸는 인사 문제가 아니다. 이란전이 항모 한 척으로 끝나지 않는 장기전이 됐다는 사실과, 그 부담이 동아시아 배치에까지 번지고 있다는 사실을 함께 보여준다. 다음에 확인할 지점은 조지 워싱턴함이 중동에 얼마나 머무는지, 그리고 동아시아 공백을 무엇으로 메우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