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분당의 한 중식당을 훼손한 용의자 4명이 모두 중국인으로 확인됐고, 이들은 범행 당일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했다. 경찰이 인터폴 적색수배와 범죄인 인도를 추진하지만, 한중 인도조약상 중국은 자국민 인도를 거절할 수 있어 실제 처벌이 중국 내 기소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사건의 향방은 결국 중국 당국의 협조 수준에 달려 있어 인도와 기소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경기 성남시 분당의 한 중식당에서 추석 연휴인 9월 24일 새벽 침입·훼손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이 지목한 용의자는 20~40대 중국인 남성 4명이다. 이들은 가게 곳곳에 래커와 페인트를 뿌리고 집기를 부쉈으며, 식재료에는 농약으로 추정되는 물질을 뿌린 혐의를 받는다.
문제는 속도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로 신원을 특정하기 전에 4명은 이미 한국을 떠났다. 무비자로 입국한 이들은 사건 약 일주일에서 한 달 전 들어와, 대체로 식당이 문을 닫는 추석 연휴를 노려 범행한 뒤 당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동기는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식당 상호가 중국 최고지도자의 이름과 같다는 점, 몇 달 전부터 항의와 간판 훼손이 있었다는 업주 진술이 함께 조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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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가 국외로 달아난 사건의 추적은 대개 두 단계로 간다. 먼저 인터폴 적색수배(레드 노티스)로 소재를 쫓고, 이어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거쳐 상대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서도 적색수배와 인도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적색수배 자체는 체포영장이 아니다. 회원국에 '소재를 확인하고 임시 체포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는 국제 수배일 뿐, 상대국이 반드시 신병을 잡아 넘겨야 하는 강제력은 없다. 실제 신병 확보는 그다음 단계인 인도 절차에서 갈린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는 근거가 되는 조약이 있다. 한·중 범죄인인도조약은 2000년 서명돼 2002년 발효됐고, 양국 모두 1년 이상 징역·금고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범죄를 인도 대상으로 삼는다. 국내법으로는 국제형사사법공조법과 범죄인인도법이 절차를 뒷받침한다.
그런데 조약이 있다고 신병 인도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이 조약은 자국민에 대한 인도 청구는 거절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중국은 통상 자국민을 외국에 넘기지 않는 쪽으로 운영해 왔다. 대신 인도를 거절하면 자국 사법당국이 직접 기소하도록 조약이 규정한다.
정리하면, 현실적인 경로는 두 갈래다. 중국이 예외적으로 신병을 인도하거나, 인도를 거절하는 대신 자국에서 이들을 재판에 넘기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한국 수사기관이 확보한 증거를 중국 측에 넘기는 형사사법공조가 전제된다.
현재까지 양국의 공식 외교 성명은 나오지 않았다. 이 사건이 외교 현안으로 번질지는 중국이 공조 요청에 얼마나 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신속히 기소하거나 증거 요청에 협조하면 개별 형사사건으로 마무리될 수 있지만, 협조가 지연되면 국민 정서와 맞물려 외교 사안으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
독자로서 사건의 향방을 가늠하려면 세 가지를 보면 된다. 중국이 적색수배와 인도 청구에 반응하는지, 인도 대신 자국 기소로 방향을 트는지, 그리고 한국 검찰의 증거 공조 요청이 실제로 받아들여지는지다. 이 세 지점의 진전 여부가 처벌 가능성을 좌우한다. 반대로 이 절차들이 멈춰 서면, 국내에서 벌어진 범죄임에도 가해자를 법정에 세우지 못하는 상황이 길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