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이 영국 페어퍼드 기지에 두던 B-1B 폭격기 12대를 10월 4일 전원 본토로 돌려보냈다. 평시 동맹국 기지에서 이례적으로 빠른 철수로, 지휘부가 이란발 위협 첩보를 심각하게 받아들였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란 배후 여부는 아직 수사 중이고 기지 인근 체포자들은 폭발물 없이 풀려나, 확정된 사실과 정치적 추정을 나눠 읽을 필요가 있다.

미 공군이 영국 글로스터셔의 RAF 페어퍼드 기지에 배치했던 B-1B 랜서 전략폭격기 12대를 10월 4일 전부 미 본토 기지로 돌려보냈다. 유럽사령부와 국방부는 "페어퍼드에 배치됐던 모든 미군 폭격기가 본토 기지로 복귀했다"고 밝혔고, 본토에서도 전 세계 어디든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강조했다.
이 폭격기들은 지난 3월 초부터 대이란 작전을 지원하는 '에픽 퓨리' 작전의 일부로 페어퍼드에 머물렀다. 한때 B-1B 18대와 B-52H 6대까지 모였지만, 10월 들어서는 대부분 훈련 임무만 수행하던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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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전력을 뺀 이유로는 지휘부가 기지를 겨냥한 이란발 공격 위협에 대한 새로운 첩보를 받았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가 영국에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첩보를 줬고, 그것은 이란이 배후인 공격"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지점은 속도다. 평시 상태인 동맹국 기지에서, 그것도 교전 지역에서 수천 km 떨어진 곳에서 이렇게 신속하게 전략자산을 빼는 일은 드물다. 철수라는 '행동' 자체가 지휘부가 위협을 가볍게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철수와 함께 묶여 보도되는 체포 사건은 별개의 사실관계로 봐야 한다. 9월 27일 기지 인근에서 폭발물 설치를 모의한 혐의로 22~25세 영국 국적자 5명이 붙잡혔다. 그러나 밴 세 대에서 휘발유가 나왔을 뿐 급조폭발물(IED)은 발견되지 않았고, 이들은 다음 날인 28일 혐의 없이 풀려났다.
이후 런던에서 25세 영국·이란 이중국적자 한 명이 테러 준비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됐다. 대테러 경찰 조정관 비키 에번스는 "외국 국가의 개입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각도를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즉 수사는 진행 중이며, 아직 기소로 이어진 단계가 아니다.
이란은 개입을 강하게 부인했다. 주런던 이란대사관은 영국의 일부 인사와 매체가 이란을 사건과 연결지으려 한다며 "근거 없고 악의적인 추측을 단호히 거부하고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냈다. 대사관은 이를 "날조된 추측"이자 영국 내 '이란 혐오' 선동이라고 규정했다. 이란은 테헤란 주재 영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기도 했다.
반면 영국 총리로 보도된 앤디 번햄은 "이란이 일부 역할을 했다고 믿는다는 점을 이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수사가 복잡하고 민감하다는 이유로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정리하면 확정된 사실은 세 가지다. 폭격기 철수(공식 발표), 체포와 석방(경찰 발표), 그리고 밴에서 폭발물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반대로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은 이란의 배후 여부, 위협 첩보의 구체적 내용, 철수와 체포 사건의 직접적 인과관계다.
이 둘을 가르는 기준은 간단하다. 공식 발표와 수사 결과로 뒷받침되는지, 아니면 정치인의 발언이나 비공개 정보 브리핑으로만 전해지는지를 나눠 보면 된다. 체포자가 모두 혐의 없이 혹은 보석으로 풀려났고 폭발물이 발견되지 않은 점은, 이 사건을 '적발된 음모'로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신호다.
동시에 미군이 실제로 전력을 뺀 행동은 지휘부가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결국 '위협을 심각하게 봤다'는 사실과 '이란이 공격을 기획한 것이 입증됐다'는 주장은 서로 다른 층위에 있다. 수사 결과와 추가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양쪽을 섞지 않고 읽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