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10월 29일 6000선을 되찾았다가 하루 만에 3.48% 급락해 5730선으로 밀렸고, 외국인은 하루에 1조6천억원 넘게 팔았다. 급락의 방아쇠는 환율보다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어서 월요일 장도 뉴욕 흐름에 크게 좌우된다. 개장 전 뉴욕 마감, 환율, 외국인 수급을 순서대로 확인하면 단순한 공포 반응인지 실제 충격인지 가늠할 수 있다.
코스피는 10월 29일 열흘 만에 6000선을 되찾았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3.48% 급락해 5730.74로 마감했다. 하루 사이에 분위기가 통째로 바뀐 셈이다. 주말을 지나 월요일 개장을 앞둔 투자자라면 호가창부터 켜기 전에 세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하는 편이 낫다. 뉴욕 마감, 환율, 그리고 외국인 수급이다.
이 순서에는 이유가 있다. 국내 증시는 밤사이 미국 시장의 결과를 받아 열리고, 그 충격이 환율과 외국인 매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Photo by noodle kimm on Unsplash
이번 급락의 출발점은 국내가 아니라 미국이었다. 알파벳과 아마존, 인텔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고, 인공지능 투자가 언제 수익으로 돌아올지에 대한 의구심이 번졌다. 코스피가 흔들린 것도 이 흐름을 그대로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월요일 개장 전에는 직전 뉴욕 마감부터 확인해야 한다. 볼 것은 지수 등락 폭 하나가 아니다. 반도체와 기술주가 반등했는지, 아니면 하락이 이어졌는지를 봐야 우리 시장의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주의 움직임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와 묶여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급락한 날에도 원·달러 환율은 2.5원 내린 1334.3원에 마감했다. 주가가 크게 빠졌는데 환율이 치솟지 않았다는 점이 힌트다. 월말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상단을 눌렀고, 외국인의 주식 매도에 따른 달러 매수가 하단을 받친 결과다.
여기서 읽을 수 있는 건, 이번 이탈이 '원화가 약해서'가 아니라 '빅테크 실적이 미심쩍어서'에 가깝다는 점이다. 환율이 급등하며 외국인이 나간다면 통화 불안 신호지만, 환율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면 문제의 뿌리는 환율보다 업종과 밸류에이션에 있다. 월요일에도 환율이 1330원대에서 크게 벗어나는지부터 보면 자금 이탈의 성격을 가늠할 수 있다.
외국인은 10월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8228억원을 순매수했다가, 바로 다음 날 1조6186억원을 순매도했다. 하루 만에 방향을 180도 틀었다는 뜻이다. 이 변동성 자체가 지금 시장이 얼마나 뉴스에 예민한지를 보여 준다.
전망은 갈린다. 한쪽에서는 10월 중순 이후 순매도가 사실상 멈췄던 만큼 매도세가 정점을 지났다고 본다. 다른 쪽에서는 외국인이 파는 본질이 빅테크의 AI 설비투자에 대한 의구심이라, 그 수익성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자금이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고 본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그러니 월요일 장에서는 외국인이 전일처럼 대규모로 파는지, 매도 규모가 줄어드는지를 지켜보는 게 먼저다.
급락 다음 장은 늘 공포가 앞선다. 하지만 하락의 크기와 그 원인이 꼭 같은 건 아니다. 다음 세 가지를 맞춰 보면 단순 반응과 구조적 충격을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다.
세 가지가 모두 악화됐다면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신호다. 반대로 뉴욕이 반등하고 환율이 안정되며 외국인 매도가 줄면, 급락은 실적 불안에 따른 일시적 반응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 개장 직후의 지수 하나에 휘둘리기보다, 이 세 지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지 확인한 뒤 판단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