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8월 11일 미국 오스탈USA를 최대 12억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예비·비구속 제안을 내고 4주 실사에 들어간다. 이 딜의 성패는 가격보다 CFIUS와 DCSA로 이어지는 미국 안보 심사 통과 여부에 달려 있으며, 통과 시 한화는 미 해군 함정 건조·수리 공급망에 직접 진입한다. 앞으로 한화가 확정 제안을 내는지, 안보 심사가 어떤 조건을 다는지를 나눠서 지켜봐야 한다.

한화가 미국 조선사 오스탈의 자회사 오스탈USA를 사들이겠다고 나섰지만, 지금 나온 것은 8월 11일 제출한 '예비적·비구속' 제안이다. 기업가치는 현금·부채가 없는 기준으로 10억5000만~12억 달러 사이로 제시됐다. 비구속 제안이라는 말은, 한화가 가격만 던졌을 뿐 아직 계약서에 서명한 단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다음 순서는 4주간의 실사다. 한화는 오스탈이 자료를 열어주는 시점부터 4주 동안 재무와 계약 현황을 들여다본 뒤에야 확정 제안으로 넘어간다. 그래서 이 딜은 "얼마에 샀다"가 아니라 "통과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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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먼저 넘어야 할 벽이 미국의 규제 심사다. 핵심은 대미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다. CFIUS는 재무부가 주재하는 범부처 위원회로, 외국 자본이 미국 기업을 인수할 때 그 거래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지를 따진다.
군함을 짓는 조선소는 CFIUS가 특히 민감하게 보는 자산이다. 외국 기업이 미 해군 함정 건조 시설과 관련 기밀 정보에 접근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심사는 단순 승인·불허로 끝나지 않고, 완화조치를 조건으로 다는 방식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 미국 내 경영진과 이사회를 분리하거나 기밀 업무를 미국인 인력이 통제하도록 하는 특수보안협정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국방방첩보안국(DCSA)의 보안 심사와 반독점 심사까지 함께 걸린다.
관문이 여럿이라는 점은 이 딜의 성패가 한화의 지불 능력보다 미국 정부의 판단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심사를 넘으면 한화가 손에 넣는 것은 단순한 조선소 한 곳이 아니다. 오스탈USA는 앨라배마주 모빌에 함정 건조 조선소를,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수리 시설을 두고 있다.
이 조선소는 미 해군의 연안전투함(LCS)과 원정고속수송함(EPF), 해안경비대 순시선 등을 건조해 왔다. 특히 핵잠수함 모듈 생산은 오스탈USA 안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사업으로 꼽힌다. 인수가 성사되면 한화는 미 해군 함정의 신조와 수리, 잠수함 부품 공급망에 외부 협력사가 아니라 직접 당사자로 들어서게 된다.
미국은 자국 항구에서 건조·수리되는 군함에 사실상 미국 기업만 참여할 수 있게 제한해 왔다. 그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는 방법이 바로 미국 내 조선소를 소유하는 것이다.
이번 시도는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한화는 2024년 말 미국 필리조선소를 약 1억 달러에 사들이며 미국 조선업에 발을 들였다. 이어 2025년 말에는 오스탈 지분 약 20%를 확보해 협력 가능성을 저울질해 왔다.
오스탈USA는 최근 약 7973만 달러의 손실을 신고했는데, 실적이 흔들리는 시점이 오히려 인수 협상의 문을 연 측면이 있다. 다만 이번 인수 대상은 미국 사업 부문에 한정되며, 오스탈 호주 본사 사업과 호주 국방부와 맺은 15년 전략조선협정은 그대로 남는다.
정리하면, 앞으로 지켜볼 대목은 두 가지다. 4주 실사를 거쳐 한화가 실제 확정 제안을 내놓는지, 그리고 CFIUS를 비롯한 미국 안보 심사가 어떤 조건을 다는지다. 이 두 관문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인수가 성사됐다고 말하기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