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디펜스USA가 8월 11일 미국 함정 건조업체 오스탈USA 지분 100%를 최대 12억달러에 사겠다는 예비 제안을 냈다. 오스탈USA가 버지니아·컬럼비아급 핵잠수함 모듈을 만드는 만큼, 인수가 성사되면 한화는 미국이 좀처럼 열지 않는 핵잠수함 공급망에 진입한다. 다만 실사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승인 등 관문이 남아 성사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화가 미국 함정 건조업체 오스탈USA 인수에 나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USA는 8월 11일 오스탈 측에 미국 사업부 지분 100%를 사겠다는 예비적·비구속적 제안을 전달했다. 제시한 기업가치는 10억5000만~12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5000억~1조7000억원 규모다.
오스탈USA는 앨라배마주 모빌에 본사를 둔 조선사로,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 함정을 전문으로 지어 왔다. 수주 잔고는 100억달러에 이르고 지금까지 미 해군에 34척을 인도했다. 한화는 2024년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이미 사들였는데, 여기에 남부 앨라배마라는 또 하나의 미국 내 거점을 얹으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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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수의 핵심은 수상함이 아니라 잠수함에 있다. 오스탈USA는 미국 핵잠수함 건조사인 제너럴다이내믹스 일렉트릭보트와 손잡고, 버지니아급 공격형 핵잠수함과 컬럼비아급 전략핵잠수함에 들어가는 모듈을 모빌 공장에서 만든다. 두 번째 잠수함 모듈 공장도 앨라배마에 짓고 있다.
핵잠수함은 미국이 동맹국에도 좀처럼 열지 않는 영역이다. 한화가 오스탈USA를 품으면 미 해군 수상함 사업을 넘어 이 잠수함 부품 공급망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방산에서 공급망 진입은 한 번의 수주보다 오래가는 위치를 뜻한다. 미 해군이 목표한 잠수함 건조 속도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라, 모듈을 안정적으로 대는 업체의 몸값은 그만큼 올라간다.
미국이 자국 조선업의 한 축을 외국 기업에 넘기려는 배경에는 미 해군의 함정 건조 능력 부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우리와 선박 건조에서 협력하고 있다"며 일부 함정을 해외에서 사겠다는 뜻을 밝혔고, 백악관은 전투함과 지원함을 각각 2척씩 해외에서 건조하는 방안을 의회에 전달했다.
여기엔 미묘한 법적 지점이 있다. 미 하원은 해군 예산을 외국 조선소에서 지은 전투함을 사는 데 쓰지 못하게 하는 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켰다. 한화가 미국 안에 있는 오스탈USA를 직접 인수하면, 거기서 나온 배는 '미국에서 건조한 함정'이 된다. 외국 건조를 막는 규제를 정면으로 넘지 않고도 미 해군 사업에 참여할 길이 열리는 구조다.
아직은 제안 단계다. 오스탈 이사회는 한화에 약 4주간의 실사 기간을 줬다. 그 뒤에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 국방방첩안보국(DCSA)의 규제 승인을 통과해야 한다. 핵잠수함 공급망이 걸린 사안인 만큼 이 심사는 까다로울 수 있다.
인수 대상에서 빠지는 부분도 있다. 오스탈의 호주 본체 사업, 특히 호주 국방부와 맺은 15년 전략조선협정은 이번 거래에서 제외돼 그대로 독립 운영된다. 오스탈이 2026 회계연도에 상당한 영업손실을 예상하는 점도 매각 협상이 열린 배경으로 읽힌다.
성사되면 한화는 미국 방산 조선의 안쪽에 자리를 잡는다. 다만 그 그림이 완성될지는 앞으로의 실사와 미국 정부 승인에 달려 있다. 지금은 큰 베팅이 테이블 위에 올라온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