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주지사 당선인 지나 히노호사가 데이터센터 신규 인허가 중단을 공약하며 AI 투자 둔화 우려가 번졌고, 11월 6일 코스피는 6% 넘게 급락했다. 주 정부는 전력망·환경 인허가 권한으로 신규 건설을 늦출 수 있지만 연방 입법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에 막혀 규제는 당분간 주 단위로 움직인다. 한국 시장 영향은 신규 착공 감소 여부와 공약이 행정명령·입법으로 굳어지는 속도를 지표로 삼아 판단해야 한다.

텍사스 주지사 당선인 지나 히노호사가 "주민을 보호할 법이 생길 때까지 데이터센터 사업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11월 5일 CNN 인터뷰에서였다. 이 한마디가 곧바로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세운다는 뜻은 아니다. 당선인은 아직 취임 전이고, 발언의 상당 부분은 선거 공약의 연장이다. 다만 공약을 뒷받침할 실제 권한도 적지 않다는 점이 이 사안을 단순한 선거 수사로 넘기기 어렵게 만든다.
히노호사는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그레그 애벗 주지사를 꺾었다. 텍사스에서 민주당이 주지사를 배출한 것은 1994년 이후 처음이다. 취임은 내년 1월이다.

Andy Lee
주지사의 힘은 '허가'에서 나온다.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전력망 연결, 환경 인허가, 각종 건설 승인이 필요한데 상당 부분이 주 정부 소관이다.
말뿐이 아니라는 증거는 현직 주지사가 이미 보여줬다. 공화당 애벗 주지사조차 올해 8월 신규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연결 절차를 멈췄고, 9월에는 환경 당국에 관련 인허가 발급 중단을 지시했다. 텍사스 공공요금위원회는 75MW가 넘는 대형 전력 수요시설에 새 연결 요건을 걸었다. 요청 용량 1MW당 5만 달러의 재정 보증을 요구하는 식이어서, 100MW 사업이면 500만 달러가 묶인다.
그래도 한계는 뚜렷하다. 일부 조치는 주의회 입법이 있어야 하고, 이미 허가를 받고 투자가 진행된 사업은 법적 보호를 주장할 수 있다. 신규 승인은 당선인이 막을 수 있어도, 지어지고 있는 현장을 되돌리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규제가 전국으로 퍼지려면 연방 차원의 입법이 필요하다. 그 길은 지금 좁다.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약진했어도 연방 법안을 통과시키기 어렵고, 통과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래서 규제는 당분간 주 단위로 쪼개져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움직이는 주는 텍사스만이 아니다. 오하이오와 조지아의 민주당 주지사 당선인도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한시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내걸었다. 시장조사업체 클린뷰는 계획 중인 데이터센터 용량의 41%가 건설 일시 중단을 지지하는 신임 주지사들의 주에 몰려 있다고 집계했다.
왜 하필 데이터센터가 선거 쟁점이 됐을까. 핵심은 전기요금과 물이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과 냉각수를 쓰고, 그 부담이 지역 주민의 요금과 수자원 문제로 번진다는 불만이 쌓였다.
여론 조사가 이를 뒷받침한다.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 유권자 42%가 AI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을 매우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휴스턴대 조사에서는 텍사스 유권자 79%가 데이터센터 건설 규모 제한에 찬성했다. 전국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주민투표가 최소 45건 열렸고 대부분 규제안이 통과됐다. 당선인의 공약은 이 분위기 위에 서 있다.
한국 독자에게 중요한 건 이 흐름이 국내로 번지는 경로다. 두 갈래를 나눠 보면 된다.
하나는 신규 착공이 실제로 줄어드는지다. 시장조사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주요 20개 주에서 2027년 가동 목표인 33.8GW 가운데 약 75%가 이미 건설에 들어갔다고 봤다. 당장의 충격보다 2028년 이후 신규 물량의 인허가 지연이 관건이라는 뜻이다.
다른 하나는 공약이 규제로 굳어지는 속도다. 지켜볼 지표는 세 가지다. 취임 뒤 실제 행정명령이 나오는지, 주의회가 입법으로 뒷받침하는지, 기존 허가 사업까지 건드리는지다. 이 세 가지가 함께 움직여야 전력 수요 둔화가 현실이 된다.
국내 증시는 이미 반응했다. 11월 6일 코스피는 6% 넘게 빠지며 서킷브레이커가 걸렸다. 다만 공포의 속도와 실제 규제의 속도는 다를 수 있다. 공약 한 줄과 시행령 한 줄 사이의 거리를 위 지표로 차분히 재 보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