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10월 2일 한국이 알래스카 LNG 투자에 서명하지 않으면 비용을 두 배로 청구하겠다고 압박했다. 한국 정부는 이 사업을 아직 확정하지 않은 '추가협의' 대상으로 두고 상업적 타당성과 국내 법 절차를 먼저 따지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온도 차가 크다. 트럼프가 '두 배'로 올리겠다는 대상이 관세인지 투자금인지, 그리고 국회 동의 같은 법적 절차가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실제 부담 여부를 가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6년 10월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의 알래스카 LNG 투자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자 "하길 원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다, 나는 그들에게 더 많이 청구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곧 서명하지 않으면 두 배로 하겠다고 전하라"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트럼프가 무엇을 두 배로 올리겠다는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향신문과 머니투데이 보도 모두 발언의 대상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관세로 볼 수도, 투자 분담금으로 볼 수도 있어 해석의 폭이 넓다.
앞서 트럼프는 9월 30일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알래스카 LNG 사업에 약 540억달러가 들어갈 것이라고 먼저 수치를 공개했다. 압박은 이 선발표 뒤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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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의 입장은 수치부터 다르다. 한미 공동 팩트시트에서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확정이 아니라 "향후 추가협의" 대상으로 적혔다. 실제로 1호 투자처로 확정된 것은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223억달러)뿐이고, 알래스카는 미결정 상태다.
조승래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은 10월 3일 대미투자와 알래스카 LNG의 판단 기준으로 "상업적 합리성"을 들었다. 사업성과 국익에 따라 판단하며 "정치적 고려나 일방의 필요가 이 원칙을 앞설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기준은 추상적 구호가 아니다. 알래스카 LNG는 북극권 장거리 파이프라인과 액화 설비를 깔아야 하는 대형 사업이라, 가스 단가와 운송비가 다른 공급처와 견줘 경쟁력이 있는지가 투자 여부를 가른다. 숫자가 맞지 않으면 서명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상업적 판단이 끝나도 절차가 남는다. 조승래 위원장은 "국회는 정부로부터 필요한 보고를 받고 법에 정한 대로 동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대규모 대외 투자나 재정 부담이 따르는 합의는 행정부의 서명만으로 끝나지 않고 입법부의 확인을 거친다는 뜻이다.
그는 "대한민국은 미국의 일방적 지시를 받는 관계가 아니다"라며, 합의되지 않은 투자를 기정사실화한 뒤 받아들이지 않으면 부담을 높이겠다는 방식 자체를 문제 삼았다.
반면 미국 국무부는 톤이 달랐다. 토미 피곳 대변인은 이 프로젝트가 "양국 국민에게 진정한 윈윈이 될 것"이라며 "합의를 이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 미국은 '이미 합의', 한국은 '추가협의'로 부르는 간극이 그대로 남아 있다.
정리하면, 이번 압박이 실제 부담으로 이어질지는 세 가지로 판단할 수 있다.
첫째, '두 배'의 대상이다. 올리겠다는 것이 기존 관세인지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투자금인지에 따라 구속력이 전혀 다르다. 현재는 트럼프 본인이 특정하지 않았다.
둘째, 합의문의 성격이다. 알래스카가 팩트시트에 "추가협의"로 적혀 있다면, 서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곧바로 비용을 청구할 근거는 약하다.
셋째, 국내 절차다. 투자가 성사되더라도 국회 동의라는 관문이 있어, 대통령의 구두 압박이 그대로 집행되는 구조가 아니다.
세 가지가 모두 느슨한 지금 단계에서 '2배'는 확정된 청구서라기보다 협상 지렛대로 읽는 편이 사실에 가깝다. 대상과 근거, 절차가 구체화될 때 비로소 부담의 실체가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