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북한은 첫 단독 무인기 전시회에서 자폭드론으로 한국군 GP·미군 전차 모형을 타격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는 2024년 첫 공개 이후 양산과 AI화로 이어지는 무인기 개발 흐름을 대외에 각인하려는 정치적 메시지가 짙다. 공개 영상 속 '100% 명중'은 북한 주장인 만큼, 실제 전력화 수준은 접경 배치 동향과 추가 시험으로 가늠해야 한다.
10월 29일 북한은 '무인항공기술발전-2026'이라는 첫 단독 무인기 전시회를 열고 사격 시범을 진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튿날인 30일 관련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 리설주, 김여정과 함께 참관했다.
공개된 장면의 핵심은 자폭드론이 한국군 전방 감시초소(GP)를 본뜬 모형과 미군 M1 에이브럼스 전차 모형을 타격하는 모습이다. K9 자주포와 대포병레이더 모형도 표적에 포함됐다. 600mm 초대형 방사포 10여 발을 동시에 쏘는 장면도 함께 나왔다.
전시에는 샛별-4형, 샛별-9형을 비롯해 30종 이상의 무인기가 등장했다. 스텔스 전익형 무인전투기가 처음 공개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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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가려 읽어야 할 지점이 있다. 표적이 실제 GP가 아니라 모의 구조물이라는 점이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영상 속 '명중'은 미리 세워둔 모형을 상대로 한 것이고, 실전의 명중률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북한은 전술자폭무인기 등이 섬 표적을 '100%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이 수치는 북한 측 발표이며 외부에서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처음 공개됐다는 스텔스 드론이 실제 비행 가능한 기체인지, 전시용 실물모형인지도 평가가 엇갈린다.
반면 같은 날 합동참모본부가 포착한 사실은 비교적 분명하다. 29일 낮 12시 30분쯤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 발이 발사됐고, 비행거리는 약 250km였다. 군은 이를 600mm 방사포(KN-25)로 추정했다. 다만 발사 수량은 10여 발과 15발로 분석이 갈린다. 공개된 장면과 실제 포착된 발사를 같은 무게로 읽어서는 안 된다.
이번 시위는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북한은 2024년 8월 자폭형 무인공격기를 처음 공개하며 K-2 전차 모형을 타격하는 장면을 선보였고, 김정은은 당시 대량생산과 조속한 부대 배치를 지시했다. 이후 2024년 11월과 2025년에도 성능시험이 이어졌다.
달라진 것은 형식이다. 통일부는 30일 브리핑에서 이번 행사를 무인항공기술을 주제로 한 첫 단독 전시회로 평가했다. 개별 시험을 넘어 하나의 전시회로 묶어 공개했다는 점은, 무인기를 독자적 전력 분야로 내세우려는 의도로 읽힌다. 김정은이 "무인체계의 인공지능화"와 '국가적 중대 조치'를 언급한 대목도 같은 맥락에 있다. 다만 그 조치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부는 10월 23일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군사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응하지 않았다. 이번 무력시위는 그 엿새 뒤에 나왔다. 대화 제의에 무력 과시로 답한 셈이다.
전문가 평가는 냉정하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한국군 FPV 드론이 아직 상용 교육용 수준에 머물러 있고 전력화 기간이 길며, 국내 드론 산업 생태계가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과시가 선전 성격이 짙더라도, 대응 격차를 점검하라는 신호로 받아들일 여지는 있다.
앞으로 확인할 지표는 세 가지다. 첫째, 공개된 자폭드론이 접경지역에 실제 배치되는지다. 국방부는 8월 북한이 600mm 방사포의 접경 배치를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둘째, '국가적 중대 조치'의 실체가 무엇으로 드러나는지다. 셋째, 북한이 무인기를 실제 작전이나 추가 도발의 수단으로 쓰는지 여부다. 지금 단계에서 이번 공개는 전력의 완성이라기보다, 방향을 드러낸 선언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