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 서부전선 DMZ 지뢰 폭발로 우리 군 2명이 다쳤고, 군은 북한 지뢰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지만 목함지뢰인지와 고의성은 아직 조사 중이다. 같은 북한 지뢰라도 홍수에 쓸려온 유실인지 넘어와 심은 고의 매설인지에 따라 정전협정 위반 판정과 대응 수위가 달라진다. 결과 발표 때는 지뢰 종류의 특정 수준, 고의성 근거, 유엔사 확인, 대응이 즉시 조치인지 예고 수준인지를 나눠 봐야 한다.

서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9월 21일 지뢰가 터져 우리 군 중사 1명과 대대장 1명이 다쳤다. 이후 합동수색 사흘째에는 폭발 지점 인근에서 북한군의 플라스틱 재질 반보병 지뢰 1발이 추가로 발견됐다. 군은 지금까지 확인된 지뢰 4발 가운데 3발을 군사정전협정 위반으로 보고 있고, 유엔군사령부도 이를 인정했다.
주의해서 볼 대목이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지만, 이것이 2015년처럼 나무상자 형태의 '목함지뢰'인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현장에 투입됐던 장병들이 목함지뢰와 유사하다고 진술했고, 부상자 보호장구에서 폭약 성분과 갈색 이물질이 검출됐다는 정도가 공개됐다. 즉 '북한 지뢰 가능성'과 '목함지뢰 확정'은 다른 단계다.

Bojan Milic
목함지뢰는 폭약을 나무상자에 넣은 지뢰다. 금속 부품이 적어 탐지가 어렵고, 사람이 밟거나 건드리면 터진다. 2015년 8월 파주 DMZ에서 수색 중이던 우리 군 부사관 2명이 이 지뢰로 두 다리를 잃는 중상을 입었다. 당시 군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우리 지역에 몰래 심은 것으로 결론 내렸다. 목함지뢰라는 단어가 곧바로 도발을 연상시키는 이유가 여기 있다.
같은 북한 지뢰라도 판정은 갈릴 수 있다. 핵심은 세 가지를 따지는 데 있다.
첫째, 위치다. 원래 북한 지역에 있던 지뢰가 장마철 홍수에 쓸려 남쪽으로 떠내려오는 일은 실제로 있어 왔다. 이 경우는 우발적 유실에 가깝다. 반대로 군사분계선 남쪽에서 새로 매설된 정황이 나오면 누군가 넘어와 심었다는 뜻이 된다. 이번 건은 폭발 화구와 추가 발견 지뢰가 분계선 남쪽으로 파악됐다는 점이 쟁점이다.
둘째, 시점이다. 이번에 발견된 지뢰의 매설 시점은 1년 이상 전으로 추정됐다. 방금 심은 것인지, 오래전 유실된 것인지에 따라 의도를 읽는 방향이 달라진다.
셋째, 방식이다. 계획적으로 줄지어 묻었는지, 흘러온 것처럼 흩어져 있는지 같은 매설 패턴이 고의성 판단의 근거가 된다.
여기서 흔한 오해 하나를 짚어야 한다. 이번 사건을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으로 보는 시선이 있는데, 그 합의는 2024년 우리 정부가 전체 효력을 정지시켜 이미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상태다. 그래서 법적 쟁점은 군사합의가 아니라 정전협정 위반 쪽에 있다.
대응 수위는 고의성 판정에 크게 좌우된다. 2015년에는 북한 소행으로 결론 난 당일 대북 경고성명이 나오고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됐다. 지금은 이재명 정부가 2025년 6월 긴장 완화를 이유로 확성기 방송을 멈춘 상태다. 만약 이번에 고의 매설로 확정되면, 멈춘 확성기를 다시 켜느냐가 대표적인 대응 카드로 떠오른다. 실제로 야당은 대북 방송 재개를 주장하고, 여당은 고의성 확인이 먼저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상응하는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만 밝혔다.
발표가 나오면 다음을 나눠서 보면 사안을 정확히 읽을 수 있다.
결국 이 사건에서 중요한 건 지뢰가 터졌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것을 우발로 볼지 도발로 볼지에 대한 판정이다. 그 판정 한 줄이 이후의 대응 강도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