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026년 10월 국정감사에서 CPTPP 가입을 원점 재검토하겠다며 쌀을 초민감 품목으로 최우선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가입한 일본과 영국은 쌀 등 민감 품목을 완전 개방 대신 무관세 쿼터와 영구 물량 상한, 장기 관세 인하로 열되 지키는 방식을 택했다. 한국의 협상 여지도 이 틀 안에 있는 만큼 농어민 반발을 볼 때는 개방 여부보다 품목별 물량 상한과 이행 기간, 피해 보전책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026년 10월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CPTPP 가입 논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쌀은 초민감 품목으로 최우선 보호하겠다는 말도 분명히 했다. 정부 분석에서 가입 시 제조업 생산은 늘지만 농림수산업은 연평균 8,500억 원가량 생산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오자, 이재명 대통령이 원점 재검토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쟁점은 "여느냐 마느냐"로 단순화되기 쉽다. 하지만 이미 가입한 나라들을 보면 선택지는 그 사이에 있다. 먼저 들어간 일본과 영국은 민감 품목을 완전히 열지도, 끝까지 걸어 잠그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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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TPP 협상에서 쌀, 쇠고기, 돼지고기, 유제품, 설탕 등을 민감 품목으로 두고 대부분을 완전 개방에서 제외했다. 다만 방식이 달랐다. 쌀은 관세 자체는 유지하면서 미국·호주 등에 무관세 수입 쿼터를 따로 열었다. 호주산은 초기 6,000t에서 13년차 8,400t까지 늘리고, 국가별 쿼터를 합쳐 약 7만8,400t 규모를 새로 만드는 식이었다.
관세를 내리는 품목은 기간을 길게 끌었다. 쇠고기 관세는 38.5%에서 9%까지 낮추되 16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내리기로 했고, 돼지고기는 kg당 최대 482엔이던 종량세를 10년에 걸쳐 50엔까지 줄였다. 여기에 수입이 급증하면 관세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을 붙여 충격을 완충했다.
2024년 12월 15일 발효한 영국의 CPTPP 가입 조건은 접근 방식이 더 선명하다. 영국은 민감 품목마다 무관세로 들어올 수 있는 양에 영구적인 상한을 두었다.
영국 정부 요약을 보면 쇠고기는 무관세 쿼터를 10년에 걸쳐 늘리되 10년차부터 1만3,000t에서 묶었다. 쌀은 베트남산 1만7,500t과 그 외 국가 공유 1만t으로, 설탕은 2만5,000t, 돼지고기는 5만5,000t으로 무관세 물량을 고정했다. 양고기는 기존 협정이 있는 호주·뉴질랜드를 빼고 관세를 없앴지만, 나머지 품목은 수입 접근을 오랜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넓혀 생산자가 적응할 시간을 줬다.
| 품목 | 일본(TPP) | 영국(CPTPP 가입) |
|---|---|---|
| 쌀 | 관세 유지+무관세 쿼터 신설 | 무관세 물량 영구 상한(베트남 1.75만t 등) |
| 쇠고기 | 38.5%→9%, 16년 인하 | 10년 증량 후 1.3만t 상한 |
| 돼지고기 | 종량세 10년 인하+세이프가드 | 무관세 5.5만t 상한 |
두 사례가 보여주는 건 민감 품목을 다루는 수단이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도 쌀을 양허에서 빼거나 최소 물량의 무관세 쿼터로 묶는 방안, 관세 인하 기간을 길게 설정하는 방안, 수입 급증 시 작동하는 세이프가드를 함께 요구할 수 있다.
다만 교역 상대가 받아들여야 성립한다는 한계가 있다. 일본이 쌀 관세를 지키는 대신 쿼터를 내준 것처럼, 한쪽을 지키면 다른 쪽을 내주는 교환이 뒤따른다. 국내에서는 피해가 집중될 품목에 대한 직접 보전과 경쟁력 대책이 협상 못지않게 중요한 이유다.
찬반 구호만으로는 득실을 가늠하기 어렵다. 쟁점이 불거질 때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첫째, 쌀처럼 초민감으로 분류된 품목이 완전 제외인지, 쿼터 허용인지, 쿼터라면 몇 t인지다. 둘째, 관세를 내린다면 몇 년에 걸쳐 내리는지와 세이프가드가 붙는지다. 셋째, 생산 감소가 예상되는 품목에 어떤 보전책이 설계되는지다. 아직 한국은 가입 여부조차 확정하지 않은 재검토 단계인 만큼, 품목별 조건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개방의 크기를 단정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