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9월 CPI는 전년 대비 3.7%로 예상을 웃돌았지만, 에너지·식품을 뺀 근원 CPI는 2.6%에 그쳐 둘 사이에 1.1%포인트 격차가 났다. 헤드라인을 끌어올린 건 한 달 새 9.1% 오른 휘발유값이라, 이번 상승의 성격은 추세적 물가보다 유가발 충격에 가깝다. 뉴스를 읽을 땐 헤드라인 숫자보다 근원물가, 예상치 대비, 전월 흐름, 상승을 주도한 항목을 순서대로 확인해야 시장 반응이 이해된다.

미국 9월 소비자물가(CPI)가 전년보다 3.7% 올랐다는 뉴스가 10월 14일 나왔다. 많은 기사가 이 숫자 하나를 제목에 걸지만, 그것만 보고 "물가가 많이 뛰었다"고 정리하면 시장이 왜 그렇게 움직였는지는 설명되지 않는다. 같은 날 뉴욕 증시는 나스닥이 1.88% 빠졌는데, 그 반응을 이해하려면 헤드라인 뒤에 있는 두 가지를 먼저 봐야 한다. 근원물가와 예상치다.

Erik Mclean
전체 CPI(헤드라인)는 우리가 사는 거의 모든 것의 가격을 담는다. 여기엔 변동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도 들어간다. 유가나 농산물 값은 날씨나 국제 정세에 따라 크게 출렁이기 때문에, 헤드라인은 한 달 사이에도 요동칠 수 있다.
근원 CPI(core)는 그 에너지와 식품을 뺀 숫자다. 일시적 충격을 걷어내고 물가의 '추세'만 보려는 지표라, 중앙은행이 금리를 판단할 때 더 눈여겨본다.
이번 수치를 그 틀에 넣어보면 성격이 분명해진다. 헤드라인은 3.7%인데 근원은 2.6%였다. 1.1%포인트 차이가 곧 에너지와 식품이 만든 몫이다. 실제로 휘발유 값이 한 달 새 9.1% 뛰며 전체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즉 이번 상승은 전반적 물가가 끈적하게 오른 것이라기보다, 상당 부분이 유가에서 나온 셈이다.
두 번째로 볼 것은 숫자가 예상과 얼마나 달랐느냐다. 주가와 금리에는 이미 전문가들의 예상이 반영돼 있다. 그래서 시장은 발표된 숫자 자체보다 '예상보다 높았나 낮았나'라는 서프라이즈에 반응한다.
이번 헤드라인 3.7%는 예상치(3.6%)를 0.1%포인트 웃돌았고, 근원 2.6%도 예상(2.5%)보다 높았다. 반면 전월 대비 상승률 0.6%는 예상과 같았다. 절대 수치만 보면 애매하지만, '예상을 조금씩 웃돌았다'는 점이 금리 인상 우려를 키웠고 증시가 밀린 배경이 됐다. 다만 금리선물 시장이 반영한 이달 인상 확률은 약 35%로, 인상은 아직 가능성이지 정해진 일이 아니다.
같은 CPI 기사를 봐도 이 순서로 읽으면 맥락이 잡힌다.
이번 발표는 헤드라인은 튀었지만 근원은 비교적 완만했다. 성격이 유가발이라는 뜻이고, 그렇다면 중앙은행이 곧장 움직이기보다 지켜볼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베이지북이 짚었듯 오른 유가가 운송·서비스 비용으로 번지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다음 달 발표에서 근원이 어느 쪽으로 가는지가 더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