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열리던 제58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가 올해를 넘겨 2027년 초로 미뤄지면서, 1998년 이후 28년 만에 같은 해 개최가 무산됐다. 미 국방부는 일정 조율에 따른 상호 합의라고 설명했지만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이견이 배경으로 꼽히며, 두 나라는 12월 워싱턴 국방장관회담을 징검다리로 뒀다. 같은 시기 불거진 국회 국방위원장 비자 거부와 묶어 동맹의 신호로 볼지는, 당국이 두 사안을 공식 연결하는지와 12월 회담 결과를 지켜봐야 가늠할 수 있다.

매년 11월 열리던 한미안보협의회의(SCM)가 올해는 열리지 못하고 2027년 초로 미뤄졌다. 미 국방부는 10월 27일(현지시간) SCM을 내년 초에 열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기를 공식 확인했다. 한미 국방장관이 같은 해에 마주 앉지 못하고 해를 넘기는 것은 1998년 이후 28년 만이다. 연례행사처럼 치러지던 회의가 건너뛰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대신 강신철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10월 28일 필리핀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를 계기로 만나, 12월 워싱턴에서 국방장관회담을 한 뒤 내년 초 SCM을 열기로 했다.

Cristian Loayza
SCM은 한미 국방장관이 해마다 여는 최고위급 안보 협의체다. 한반도 안보 상황을 평가하고 연합방위태세,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그리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같은 동맹의 핵심 현안을 조율한다. 회의 결과는 공동성명으로 정리돼 양국의 국방 정책 방향이 된다.
매년 열린다는 규칙성 자체가 동맹 관리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개최 시점이 한 해를 넘긴 것만으로도 주목받는다.
먼저 확인된 사실이다. 미 국방부는 연기 이유를 양국 지도부의 일정 충돌에 따른 상호 합의라고 설명했다. 한국 국방부는 일정을 협의 중이며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10월 28일 두 장관은 12월 워싱턴 회담과 내년 초 SCM 개최에 공감했고, 헤그세스 장관은 전작권 전환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여기서부터는 해석의 영역이다. 여러 보도는 전작권 전환의 조건 충족 여부와 전환 시기를 두고 양국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점을 연기 배경으로 꼽았다. 다만 이는 당국의 공식 표현이 아니라 보도의 분석이다. 공식 설명(일정 조율)과 배경 해석(전작권 이견)은 구분해 읽는 편이 정확하다.
공교롭게 같은 주에 또 다른 사안이 겹쳤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이 11월 1~5일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방문을 준비했지만, 관용비자(A-2) 발급을 거부당했다. 미국은 사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진 위원장은 1989년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과 관련한 법원 자료를 요청받았다며, 사면과 민주화운동 인정 사실을 들어 재신청하겠다고 했다. 앞서 정청래 의원도 비자 심사가 '검토 중'에 머물러 방미가 무산된 바 있다.
두 사안을 하나의 '동맹 신호'로 묶는 보도가 나오지만, 당국이 둘을 공식적으로 연결한 적은 없다. SCM 연기는 국방당국 간 일정과 전작권 현안의 문제이고, 비자 거부는 개별 심사를 거치는 영사 사안이다. 성격이 다른 두 일이 같은 시기에 겹쳐 '한미 난기류'라는 한 묶음으로 읽히는 것에 가깝다.
판단을 하나 보태면, 지금 공개된 사실만으로 이번 연기를 동맹 이상 신호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전작권이라는 묵직한 현안이 걸려 있는 만큼 조율에 시간이 걸리는 것은 이례적이되 설명 가능한 일이다. 신호 여부는 12월 회담과 내년 SCM의 내용이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