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0일 콜롬비아 서부 초코주에서 규모 7.4 지진이 발생해 사망자가 200명을 넘고 실종자가 수천 명에 이르며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1979년 이후 콜롬비아 최대이자 21세기 최강 지진으로, 진앙에서 400km 떨어진 도시들까지 흔들려 피해가 서부 전역으로 번졌다. 사망·실종 집계는 구조가 이어지며 계속 늘고 있어 확정 피해 규모는 시간이 더 지나야 드러난다.

콜롬비아 현지시간 8월 10일 오전 7시 34분, 서부 초코주 산호세델팔마르 인근에서 규모 7.4 지진이 발생했다. 정부는 곧바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사흘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지정하고, 피해 파악과 이재민 지원을 총괄할 통합지휘본부 소집을 지시했다.
인명 피해는 계속 늘고 있다. 발생 직후 20명 안팎이던 사망자는 하루 만에 100명을 넘어섰다. 콜롬비아 수도권시장협회 집계로 최소 132명이 숨지고 570명이 다쳤다는 발표가 나온 뒤로도 숫자는 올라, 이후 집계에서는 사망자 260명 이상, 실종자 4000명 이상으로 전해진다. 구조가 진행 중이라 이 숫자도 확정은 아니다.

samimibirfotografci
콜롬비아 지질조사국은 이번 지진을 21세기 들어 이 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평가했다. 규모 7.4는 1979년 투마코 지진(규모 7.2) 이후 콜롬비아에서 관측된 가장 큰 지진이다. 2000년대 들어 겪은 어떤 지진보다 방출된 에너지가 컸다는 뜻이다. 콜롬비아는 나스카판이 남미 대륙 밑으로 파고드는 지진대에 걸쳐 있어 지진이 드물지는 않지만, 이 정도 규모는 이례적이다.
진원의 성격도 특징적이다. 이번 지진은 남미 대륙 밑으로 파고드는 나스카판 내부에서 단층이 수평으로 어긋나며 일어났다. 판과 판이 맞부딪치는 얕은 해구형 지진과는 발생 방식이 다르다.
진원 깊이는 기관에 따라 96km에서 110km 사이로 측정됐다. 이 정도 깊이면 얕은 지진에 비해 진앙 바로 위의 파괴력은 오히려 약한 편이다. 그런데도 피해가 컸던 것은 흔들림이 넓게 번졌기 때문이다.
깊은 곳에서 난 큰 지진은 진동이 사방으로 멀리 전달된다. 이번에도 진앙에서 400km 떨어진 수도 보고타를 비롯해 페레이라, 칼리, 마니살레스, 아르메니아, 키브도 등 서부 여러 도시가 함께 흔들렸다. 피해는 12개 주로 번졌다. 사망자도 한 곳이 아니라 페레이라 100여 명, 칼리 수십 명처럼 여러 도시에 흩어져 나왔다. 진앙과 가까운 키브도에서는 12명이 숨지고 80여 명이 다쳤으며, 마니살레스에서는 대성당 첨탑이 무너졌다. 발생 몇 시간 만에 여진이 21차례 넘게 이어진 점도 추가 붕괴 위험과 구조 지연을 키웠다.
정부는 8월 11일까지 구조 전문 인력 220명 이상을 피해 지역에 투입했다. 그러나 지진은 구조를 어렵게 만드는 피해도 함께 남겼다. 주택 1000채 넘게 완전히 부서지고 8000채 이상이 손상됐다. 도로 70여 곳이 끊기고 의료시설 80여 곳, 학교 수백 곳이 망가졌으며, 페레이라·마니살레스·키브도·아르메니아 등 서부 공항 여러 곳이 운영을 멈췄다. 구조대가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이 많다는 의미다.
국제사회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1550만 달러 지원을 약속했고 멕시코, 칠레, 에콰도르, 프랑스, 이스라엘 등이 지원 의사를 밝혔다. 붕괴 건물에 갇힌 사람을 찾는 작업이 계속되는 만큼, 사망·실종 집계는 당분간 더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