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부는 22일 국회에 2000억 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의 1호 사업으로 223억 달러짜리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확정했다고 보고했다. 원전과 알래스카 LNG를 제치고 가스발전이 먼저 온 것은 텍사스 반도체·AI 데이터센터라는 확실한 전력 수요처가 있는 반면, 나머지 두 사업은 지식재산권과 사업성이라는 난제가 남았기 때문이다. 다만 가스발전도 장기 전력 구매처가 확정되지 않았고 연 200억 달러 투자 한도가 걸려 있어 실제 집행 속도가 관건이다.

정부의 대미 전략투자가 첫 사업을 정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2일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1호 사업으로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보고했다. 민감한 협상 조건이 담겨 비공개로 진행된 자리였다.
엔시날 프로젝트의 규모는 223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0조 원이다. 처음에는 1.4GW 규모 가스터빈 발전설비로 시작해, 최종적으로 4.9GW 복합화력발전소까지 단계적으로 늘려가는 구조다.

Sergei Starostin
순서를 가른 건 '수요처가 확실한가'였다. 텍사스에는 첨단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가 대거 들어섰거나 들어설 예정이라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발전소를 지어도 전기를 사 갈 곳이 분명하다는 뜻이고, 이는 투자 회수의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
반면 2·3호로 밀린 두 사업은 아직 협상 중이다. 세 사업을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드러난다.
| 순번 | 사업 | 투자 규모 | 상태 |
|---|---|---|---|
| 1호 | 텍사스 엔시날 가스발전 | 223억 달러 | 추진 확정 |
| 2호 | 미국 내 원전 8기 | 1,200억 달러 | 협상 중 |
| 3호 | 알래스카 LNG | 최소 440억 달러 | 협상 중 |
2호인 원전 8기 건설은 금액만 1,200억 달러로 가장 크다. 문제는 원전 기술의 지식재산권이다. 정부는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 확보를 놓고 협상 중인데, 지재권과 의결권을 어느 선까지 가져올 수 있느냐가 투자 조건을 좌우한다. 돈만 넣는다고 풀리는 사안이 아니다.
3호 알래스카 LNG는 성격이 다르다. 최소 440억 달러가 드는 대형 사업이지만, 막대한 투자비 탓에 엑슨모빌 같은 기업들이 발을 뺀 전례가 있다. 사업성 자체에 물음표가 붙어 있는 셈이다. 두 사업 모두 가스발전만큼 착수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고, 그래서 뒤로 밀렸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투자 한도다. 정부는 연 200억 달러, 총 2000억 달러 한도를 넘기면 추가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한꺼번에 달러가 빠져나갈 때 생기는 외환시장 부담을 감안한 장치로 읽힌다. 바꿔 말하면 2000억 달러가 여러 해에 걸쳐 나눠 집행된다는 뜻이라, 개별 사업의 속도는 이 한도 안에서 조절될 수밖에 없다.
1호라고 해서 순탄한 것도 아니다. 엔시날 가스발전은 장기 전력 구매 계약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한국산 가스터빈이 실제로 납품될지도 불투명하다. 이 조건들이 풀려야 삽을 뜨는 단계로 넘어간다.
결국 지켜볼 지점은 세 가지다. 원전 협상에서 지분과 지재권이 어디서 타결되는지, 알래스카 LNG의 사업성 판단이 어떻게 정리되는지, 그리고 1호 가스발전이 전력 구매처와 터빈 납품이라는 남은 과제를 넘어 실제 착공까지 가는지다. 발표는 추진 계획을 확정한 것이지 집행을 끝낸 것이 아니다. 조건이 매듭지어지기 전까지는 계획과 실제 집행 사이의 간극을 계속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