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은 10월 20일 우크라이나군이 의존하는 군사용 위성망 스타실드의 속도가 제한돼 일부 드론 작전이 사실상 멈췄다고 보도했다. 누가 이 조치를 지시했는지를 두고 머스크는 미군과 대통령을, 트럼프는 자신도 머스크도 아니라고 서로 책임을 돌리면서, 전장 통신이 민간기업 한 곳의 결정에 좌우된다는 오래된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속도가 줄고 우크라이나가 피해를 호소한 점은 확인됐지만 지시 주체와 제한의 시점·범위는 아직 엇갈리므로, 후속 보도는 누가 언제 왜 결정했는지가 특정되는지를 보고 판단하면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월 20일 우크라이나군이 의존하는 위성 통신망의 속도가 제한됐다고 보도했다. 대상은 스타링크의 군사용 서비스인 '스타실드'다. 미국 당국자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한 이 보도에 따르면, 이동 속도가 시속 160km를 넘으면 데이터 연결이 끊기거나 느려지도록 제한이 걸렸다.
문제는 전장에서의 쓰임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드론이 이 속도 구간에 걸리면서, 공격과 요격에 쓰이던 일부 기능이 사실상 멈췄다는 것이다. WSJ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을 타격한 뒤 일론 머스크가 이 조치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다만 제한이 정확히 언제 시작됐는지는 보도에 나오지 않았고, 로이터는 이 보도를 즉시 확인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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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혼란스러운 대목은 책임 소재다. 당사자로 거론된 세 사람이 모두 자신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머스크는 "속도나 사용에 대한 제한은 미군,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대통령이 결정한다"며 백악관 쪽으로 공을 넘겼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도 머스크도 지시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는 "누구였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니고, 일론도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역시 자신이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소식통들의 증언도 갈린다. 일부는 머스크가 트럼프 등 고위 당국자와 논의했다고 전했고, 다른 쪽은 머스크가 독단적으로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WSJ은 이 변경이 공개된 직후 머스크와 트럼프가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결정의 주체가 특정되지 않은 채, 조치가 있었다는 사실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누가 지시했나'보다 그 구조 자체에 있다. 한 나라 군대의 통신과 드론 작전이 민간 기업 한 곳의 설정값 하나에 좌우된다는 점이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로이터는 2022년 우크라이나의 케르손 반격 당시에도 머스크가 스타링크 차단을 지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올해 2월에는 스페이스X가 러시아군이 무단으로 쓰던 스타링크 단말기를 차단하기도 했다. 끊을 수도, 늘릴 수도, 조일 수도 있는 권한이 한 기업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이 전쟁이 길어질수록 반복해 드러나는 셈이다. 우크라이나로서는 생명선과 같은 통신망의 조건이 외부 결정에 흔들린다는 점을 이번에 다시 확인했다.
후속 보도를 읽을 때는 사실과 미확인을 나눠 보는 편이 낫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스타실드의 속도가 줄었다는 점, 우크라이나가 작전 차질을 공개적으로 호소했다는 점, 그리고 트럼프와 머스크가 서로 책임을 부인했다는 점이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완전한 차단은 아니며 속도가 낮아졌다고 밝혔다.
아직 모르는 것은 더 많다. 누가 실제로 지시했는지, 제한이 언제 시작돼 지금은 어떤 상태인지, 우크라이나가 들었다는 '기술적 문제'라는 설명이 사실인지 의도적 조치인지가 모두 확정되지 않았다. 앞으로 나올 기사가 익명 소식통을 넘어 스페이스X나 국방부의 공식 확인, 구체적 날짜와 지시 경로를 담고 있는지가 신뢰도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