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스타십이 14번째 시험비행 만에 처음으로 지구 궤도에 진입해 스타링크 V3 위성 26기를 배치했다. 준궤도에 머물던 이전 13차례와 달리 상업 위성을 실제로 뿌렸다는 점에서 저궤도 통신 경쟁의 원가·속도 우위를 넓힌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부스터 회수와 궤도 급유 같은 완전 재사용 과제가 남아 있어, 한국의 위성통신망·재사용 발사체 계획이 얼마나 빨리 생태계를 갖추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스페이스X의 스타십이 현지시간 9월 28일 텍사스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돼 약 26분 만에 목표 궤도에 안착했다. 2023년 첫 비행 이후 이어진 13차례가 모두 준궤도에 그쳤던 것과 달리, 이번 14번째 시험비행에서 처음으로 지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차이는 고도나 비행시간 같은 숫자에만 있지 않다. 이전 비행들이 발사·단분리·재진입 같은 기체 자체의 검증이었다면, 이번에는 궤도에서 실제 임무를 수행했다. 스타십은 차세대 통신위성 스타링크 V3 26기를 궤도에 배치했다. 상업 운용이 가능한 위성을 실어 나른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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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 직후 스타십의 랩터 엔진 6기 중 1기가 예정보다 일찍 멈췄다. 한때 궤도 진입이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스페이스X 기술진은 비행 데이터를 긴급 분석한 뒤 궤도 진입용 핵심 엔진의 재점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계획을 이어갔다.
다만 무리하지는 않았다. 원래 약 10시간 동안 지구를 6바퀴 도는 계획이었으나 안전을 고려해 3시간, 2바퀴로 줄였다. 엔진 이상을 감수하면서도 궤도에 안착하고 위성까지 뿌린 것은, 기체가 돌발 상황을 흡수하며 임무를 완수할 여유를 갖췄다는 뜻으로 읽힌다.
스타십이 주목받는 진짜 이유는 재사용에 있다. 발사체를 회수해 다시 쓰면 한 번 쏠 때마다 새로 만드는 비용이 사라진다. 위성 인터넷처럼 수천 기를 반복해서 올려야 하는 사업에서 발사 단가와 공급 속도는 곧 경쟁력이다.
이번에 배치된 V3 위성은 기존 V2보다 데이터 처리 능력이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 번에 더 많은 통신 용량을, 더 싼 발사로 궤도에 올릴 수 있게 되면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에서 스페이스X의 원가 우위는 더 벌어진다. 이번 비행이 "기술 검증을 넘어 상업 운용의 문턱"으로 평가되는 배경이다.
성공이라는 단어에 가려지기 쉽지만 미완의 과제는 뚜렷하다.
첫째, 회수다. 1단 슈퍼헤비는 발사탑 포획이 아니라 멕시코만 해상에 연착수했고, 2단 우주선은 북태평양에 내려온 뒤 넘어지면서 잔류 추진제 방출 과정에서 폭발했다. 안전한 착륙과 반복 재사용 체계는 아직 완성 전이다.
둘째, 궤도 급유다. 달 착륙선을 운용하려면 궤도상에서 극저온 추진제를 옮겨 저장소를 채워야 하는데, 이 저장소 하나를 채우는 데만 약 10회 안팎의 발사가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극저온 추진제의 궤도 이송은 여전히 시연 단계다.
셋째, 이 모든 것을 반복 가능한 완전 재사용으로 묶어내는 일이 남았다.
한국 우주산업 입장에서 이번 성공은 격차의 크기를 다시 확인시킨다. 정부는 발사비를 누리호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재사용 차세대발사체를 추진하고, 2030년부터 2035년까지 최대 14조원을 들여 한국형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목표 시점 자체가 스페이스X의 현재보다 뒤에 있다.
당장 체감되는 변화도 있다. 스타링크는 국내 통신 3사와 제휴해 2026년 상반기 서비스 개시를 예고했다. 국내 위성통신망이 완성되기 전에 해외 사업자가 먼저 시장에 들어오는 구도다.
이 조건이라면, 한국의 과제는 발사체 하나를 따라잡는 것보다 위성 양산·발사·운용을 잇는 생태계를 언제 갖추느냐에 가깝다. 스타십의 이번 궤도 진입은 그 시계를 앞당길 압박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