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2025년 1월 쿠르스크에서 생포한 북한군 포로 2명이 한국으로 이송된 사실을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공개했다. 전쟁 포로는 원칙적으로 본국으로 송환되지만, 본인이 귀순 의사를 밝히면 국제법상 송환 예외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이송의 핵심이다. 입국 이후에는 신원 확인과 귀순 의사 재확인 절차가 남아 있어, 이들이 전쟁 포로로 다뤄질지 탈북민으로 규정될지가 관건이다.
북한군 포로 2명이 한국에 도착한 사실은 한국 정부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입을 통해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지시간 9월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최근 북한군 전쟁 포로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생포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한 명은 생포 직전 자살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2025년 1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힌 병사들이다. 생포 이후 20개월가량 우크라이나에 억류돼 있다가 이번에 한국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친필 편지 등을 통해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뜻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표 주체가 한국이 아니라는 점도 눈에 띈다. 한국 정부가 이송 사실을 먼저 공개하지 않은 것은 포로 본인의 신변 안전과 북한의 반발이라는 외교적 민감성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남은 신원 확인 절차가 끝나기 전까지는 정부가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해 주기 어려운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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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포로의 신병 처리는 국제법이 정한 틀 안에서 움직인다. 포로의 대우에 관한 제네바 제3협약은 생포된 순간부터 인도적 대우를 보장하고, 전쟁 행위가 끝나면 지체 없이 본국으로 송환하도록 규정한다. 원칙만 보면 북한군 포로는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맞다.
예외를 여는 열쇠가 본인의 의사다. 2020년 보완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주석서는 포로가 송환을 원하지 않고 귀순 의사를 밝힌 경우 송환 의무의 예외로 볼 여지를 인정한다. 여기에 박해가 예상되는 곳으로 강제로 돌려보내지 않는다는 강제송환금지 원칙이 더해진다. 북한으로 송환되면 처벌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두 포로가 스스로 한국행을 택했다는 점이 이송의 법적 근거가 된 셈이다.
한국과 우크라이나는 이 문제를 미리 조율해 뒀다. 2025년 7월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당사자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고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헌법은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본다. 이 해석에 따르면 북한군 포로 역시 한국행을 원할 경우 받아들일 근거가 있다. 대한민국은 1966년 8월 제네바협약에 가입한 당사국이기도 하다.
입국한 뒤에는 곧바로 사회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신원과 귀순 경위를 확인하는 합동신문 단계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위장 침투 가능성 등을 가려낸다. 이후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을 돕는 하나원에서 통상 3개월가량 사회 적응 교육을 받은 뒤 정착 단계로 넘어간다. 통일부도 한국행을 요청할 경우 수용하고 보호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관건은 이들의 신분을 어떻게 규정하느냐다. 전쟁 포로로 다룰지, 귀순 의사를 밝힌 탈북민으로 볼지에 따라 적용되는 절차와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폭이 달라진다. 탈북민으로 규정되면 정부가 정착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귀순 의사가 끝까지 유지되는지도 변수다. 앞서 면담에서 한 포로는 한국행을 강하게 원한 반면, 다른 포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는 증언이 있었다. 자유의사가 이송의 전제인 만큼, 입국 후 본인 의사를 다시 확인하는 절차와 그 결과가 이번 사안의 향방을 가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