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교전이 9월 들어 다시 격화된 가운데 이란이 미군 조종사를 사살했다는 주장이 돌지만 미국은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과거에도 미군 조종사 생포 영상이 가짜로 드러난 전례가 있어 주장만으로 사실을 단정하기 어렵다. 확인의 핵심은 미 중부사령부의 신원 공개와 실종·전사·생포의 구분이며, 사실로 확인되면 미국의 대응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

미국과 이란의 교전이 9월 들어 다시 거칠어졌다. 미군은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이란 남부를 잇따라 타격했고, 이는 한 달여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충돌로 기록됐다. 이란도 보복에 나서 바레인과 요르단, 이라크의 미군 관련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충돌은 올해 초 시작된 전쟁의 연장선으로, 그동안 미군 전사자도 여러 명 나온 상황이다.
이런 국면에서 이란이 미군 조종사를 사살했다는 주장이 다시 돌고 있다. 그러나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미국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주장은 있는데 확인이 없다. 주장이 사실이라면 확전의 성격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 간극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Markus Winkler
전시 상황에서 양측의 발표는 정보전의 일부다. 이란은 미군 기체 격추와 인명 피해를 부각하려 하고, 미국은 작전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즉답을 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실제로 지난 4월 이란 상공에서 미 공군 F-15E가 격추됐을 때도 미국은 상황이 정리된 뒤에야 입을 열었다. 두 번째 실종 승무원을 구출한 사실을 4월 5일에야 발표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그를 구했다"고 확인한 것도 그 뒤였다. 즉, 미국이 지금 말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이란의 주장이 맞다고 볼 수는 없다.
단정이 어려운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신원이 공개되지 않았다. 미 중부사령부는 전사자가 확인되면 이름과 계급을 담은 공식 발표를 내왔다. 그런 발표 없이 도는 주장은 아직 검증 단계에 있다.
둘째, '실종'과 '전사'는 다른 상태다. 지난 7월 17일 요르단 주둔 미군 2명이 전사하고 1명이 실종됐다고 중부사령부가 밝혔지만, 실종은 사망 확정이 아니다. 조종사 관련 주장도 실종·전사·생포 중 어느 상태인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셋째, 가짜 영상 전례가 있다. 4월에는 '이란에 생포된 미군 조종사'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졌지만, 오마이뉴스 팩트체크 결과 19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군에 붙잡힌 미군 대령의 영상과 3월 리비아 특수부대 훈련 영상을 짜깁기한 가짜로 드러났다. 구글 역이미지 검색만으로도 원본이 확인됐다. 전시에는 이런 방식의 심리전과 역정보가 흔하기 때문에, 출처가 불분명한 영상은 특히 조심해서 봐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근거로 판단해야 할까. 확인의 기준은 분명하다. 중부사령부나 국방부가 이름과 계급을 포함해 공식 발표를 하는지, 이란 측이 군번이나 본인이 식별되는 최근 영상 같은 증거를 제시하는지, 그리고 그 상태가 실종인지 전사인지 생포인지다.
만약 사실로 확인된다면 확전의 성격이 바뀐다. 조종사가 생포됐다면 인질 협상이라는 새로운 국면이 열리고, 사살이 확인되면 미국 내 여론이 보복 확대를 압박하게 된다. 다만 백악관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확전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어, 참모들이 군사 확대보다 경제 제재 강화를 저울질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사실 확인 여부는 단순한 진위 문제를 넘어 미국의 다음 선택을 가르는 분기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