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026회계연도 재정적자가 약 1조9930억 달러로 2조 달러에 육박해 2021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고, 적자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국채 이자였다. 적자를 메우려 국채 발행이 늘면 금리에 상방 압력이 생기고, 이는 한국의 환율과 대출금리 여건에도 간접적으로 닿는다. 한국 투자자는 미 장기금리와 국채 발행 규모, 연준 경로, 원·달러 변동성을 함께 지켜봐야 한다.

미국 의회예산국(CBO) 잠정 집계에 따르면 2026회계연도(2025년 10월~2026년 9월) 연방 재정적자는 약 1조9930억 달러, 우리 돈 2682조 원에 이르렀다. 전년보다 12% 늘어 2021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도 5.8%에서 6%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가 커진 데는 세 갈래 이유가 있다. 첫째, 관세 수입이 기대만큼 늘지 않았다. 연방대법원이 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해 환급이 생기면서 오히려 전년보다 줄었다. 둘째, 감세다. 기존 감세를 연장하고 추가로 줄이면서 법인세 수입이 16% 감소했다. 셋째, 이자 부담이다.
| 항목 | 2026회계연도 | 전년 대비 |
|---|---|---|
| 지출 | 7조4000억 달러 | +6% |
| 세입 | 5조4000억 달러 | +3% |
| 순이자 | 1조1000억 달러 | +11% |
| 적자 | 1조9930억 달러 | +12% |
눈여겨볼 대목은 이자다. 국채 순이자 지출은 1조1000억 달러로, 한 해 이자 증가분이 전체 적자 증가분의 절반을 넘었다. 국방비나 메디케어 지출보다도 많다. 빚을 갚으려 또 빚을 내는 구조가 짙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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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자체보다 중요한 건 그다음이다. 적자를 메우려면 정부는 국채를 더 찍어 판다. 공급이 늘면 값은 떨어지고, 채권값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오른다. 여기에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장기 보유 대가, 즉 기간프리미엄도 함께 붙는다.
신뢰 문제도 겹친다. 2025년 무디스는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등급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낮췄다. 달러 자산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면, 투자자는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
실제로 미 국채 금리는 가파르게 올랐다. 10월 7일 기준 10년물은 장중 5.366%, 30년물은 5.732%까지 올라 2002년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3.75~4.00%로 끌어올렸는데, 이는 2023년 이후 첫 인상이었다.
보통은 미국 금리가 오르면 달러가 강해진다. 더 높은 이자를 주는 자산으로 돈이 몰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엔 금리가 오르는데도 달러가 약해지는 모습이 나타난 바 있다.
이유는 신뢰다. 금리 상승이 경제 체력에서 나온 게 아니라 재정 불안에서 나온 것이라면, 투자자는 달러 자산 자체를 꺼릴 수 있다. '금리 상승이면 달러 강세'라는 공식이 늘 들어맞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이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가능성이지 확정된 방향은 아니다.
미국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면 한국도 자유롭지 않다. 미국과의 금리 차가 벌어지면 원화 자산의 매력이 줄고,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릴 여력도 좁아진다.
이 고리가 대출금리로 이어진다. 한국은행이 경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고 싶어도 미국 금리와 환율을 의식해 속도를 늦추면, 시장금리와 대출금리의 하락이 그만큼 제한된다. 환율도 미국 재정·금리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이 전이는 여러 요인이 섞이는 간접 경로라, 특정 환율 수치나 대출금리 변화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복잡한 경로를 다 쫓을 필요는 없다. 몇 가지 길목만 지켜보면 방향을 읽을 수 있다.
미국의 적자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보여도, 국채 금리라는 통로를 거쳐 환율과 대출금리로 돌아온다. 숫자의 크기에 놀라기보다, 그 숫자가 금리를 어느 방향으로 미는지를 보는 편이 실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