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4년 만에 최고인 5%대로 올라서면서 뉴욕증시가 금리 움직임에 따라 출렁이고 있다. 금리 상승은 밸류에이션·대체재·조달비용 세 경로로 주가를 누르며, 이익이 먼 미래에 몰린 기술·성장주가 특히 민감하다. 투자자는 지수 등락보다 금리의 수준과 속도, 유가, 원화 환산 손익을 순서대로 확인하는 편이 흔들림을 줄인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장중 5.35%까지 올라 2002년 이후 24년 만의 최고 수준을 찍었다. 같은 날 다우지수는 0.66% 내린 51,179.87에 마감했고,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0.22% 하락했다. 지수 낙폭만 보면 크지 않지만, 금리가 움직일 때마다 장이 롤러코스터를 탄 하루였다.
금리 상승은 올해 내내 이어진 흐름이다. 10년물은 연초 4%대 초반에서 3분기까지 1%포인트 넘게 올랐다. 물가가 쉽게 꺾이지 않는 데다 국채 발행 물량이 늘고, 연준이 추가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겹친 결과다.
Photo by Giorgio Trovato on Unsplash
왜 채권금리가 오르면 주식이 흔들릴까. 경로는 크게 셋이다.
첫째는 밸류에이션이다. 주가는 기업이 앞으로 벌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값인데, 금리가 오르면 할인율이 커져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가 줄어든다. 이익이 먼 미래에 몰려 있는 기술·성장주가 특히 민감하다.
둘째는 대체재다. 10년물이 5%를 주면 굳이 위험을 떠안고 주식에 머물 이유가 약해진다. 안전자산인 국채가 주식의 경쟁 상대가 되는 셈이다.
셋째는 조달비용이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차입 부담과 가계의 대출 이자가 늘어 실적과 소비 전망이 함께 눌린다.
하락장에서 지수 등락률부터 보면 감정만 흔들린다. 순서를 바꾸는 편이 낫다.
가장 먼저 볼 것은 금리의 수준과 속도다. 5%라는 숫자 자체보다 하루에 몇 bp가 움직였는지가 증시 변동성을 좌우한다. 완만한 상승은 시장이 소화하지만, 하루 10bp를 넘는 급등은 주가를 끌어내린다.
그다음은 실질금리와 장단기 금리차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 전반이 부담을 받는다.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차가 좁혀지는지 벌어지는지는 경기 전망에 대한 시장의 판단을 보여준다.
금리 하나만 봐서는 그림이 반쪽이다.
유가는 금리의 선행 압력으로 작동한다. 기름값이 오르면 물가를 자극하고, 이는 다시 금리 상승 압력으로 돌아온다. 다만 이번 장에서 WTI는 배럴당 88.28달러로 1.3% 내렸다. 유가가 금리를 더 밀어 올리는 국면은 아니었던 셈이다.
환율은 한국 투자자에게 완충 장치가 되기도 한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미국 주식의 원화 환산 평가액은 그만큼 올라간다. 달러 기준으로 주가가 빠져도 원화로는 손실이 줄거나 상쇄될 수 있다. 다만 환율은 방향이 자주 바뀌므로, 보유 종목의 달러 손익과 원화 손익을 따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금리가 어디서 멈출지는 누구도 단정하기 어렵다. 연준의 입장과 물가 지표가 매주 방향을 바꾸는 국면에서는, 지수의 하루 등락보다 금리의 추세와 자신의 투자 기간을 기준으로 삼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