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보합에 그쳐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인플레이션 둔화가 재확인됐다. 앞서 나온 소비자물가에 이어 PPI까지 약하게 나오자 9월 연준의 금리 동결 기대가 커졌고, S&P500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국내 투자자라면 코스피 반도체주 흐름과 1420원대 원/달러 환율이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받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보합, 즉 0% 상승에 그쳤다. 시장이 예상한 0.2% 상승을 밑돈 수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뺀 근원 PPI도 0.2% 오르는 데 그쳐 전망치 0.3%에 못 미쳤다.
PPI는 기업이 물건을 팔 때 받는 도매 단계 가격이다. 소비자물가(CPI)보다 앞선 단계라, PPI가 낮으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압력도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시장은 이 지표를 인플레이션의 선행 신호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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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예상과의 차이다. 물가가 오르긴 했어도 시장이 각오한 수준보다 낮게 나오면, 그만큼 연준이 긴축을 밀어붙일 명분이 줄어든다. 이번 PPI가 두 지표 모두 전망을 하회한 점이 안도감을 키웠다.
여기에 유가 하락이 겹쳤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81.25달러로 2.43% 내렸고, 브렌트유도 2%대 하락했다.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면 앞으로의 물가 부담도 함께 줄어든다. 물가 지표와 유가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자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났다.
그 결과 뉴욕증시에서 S&P500은 7,798.99로 0.65% 올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나스닥은 26,803.03으로 0.81% 상승했다.
이번 지표는 앞서 나온 소비자물가 둔화와 방향이 같다. CPI에 이어 PPI까지 약하게 나오면서, 9월 연방준비제도(연준) 회의를 앞두고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 시장에서는 9월 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는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이지, 곧바로 금리를 내린다는 확정은 아니다. 물가 지표 한두 개로 방향이 굳어지는 것도 아니다. 연준이 실제로 어떤 신호를 주는지는 9월 회의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동결이 굳어진다는 것 자체는 국내 투자자에게 나쁘지 않다. 미국 금리가 더 오르지 않으면 한미 금리 차가 벌어질 우려가 줄고, 그만큼 원화 약세와 외국인 자금 이탈 압력도 완화되기 때문이다. 최근 코스피와 환율이 함께 움직인 배경에도 이 기대가 깔려 있다.
국내 시장은 이미 물가 둔화 기대에 뜨겁게 반응했다. 코스피는 234.30포인트, 3.56% 오른 6813.34로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지수를 끌어올렸고, 외국인은 이달 들어 처음으로 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20원 수준을 나타냈다.
주의할 점은 시점이다. 이 코스피 급등은 먼저 발표된 소비자물가 둔화에 반응한 것이고, PPI 둔화는 그 뒤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쓰며 이어받은 흐름이다. 즉 PPI가 국내장에 온전히 반영되는지는 다음 거래일의 반응을 봐야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확인할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반도체주 중심의 상승세와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는지다. 둘째, 원/달러 환율이 1420원 아래로 더 내려가며 안정되는지다. 위험선호가 진짜라면 환율에서도 확인된다. 셋째, 9월 연준 회의 전까지 나올 추가 물가·고용 지표가 이번 둔화 흐름과 같은 방향인지다. 이 세 가지가 함께 움직일 때 이번 분위기를 추세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