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수출은 982억 달러로 전년보다 68.7% 늘었고 반도체가 466억 달러(+209%)로 역대 최대를 이끌었다. 1~8월 누적이 6933억 달러로 작년 연간(약 7094억)에 근접해 산업부는 9월 중 이를 넘고 연 1조 달러 달성 가능성이 커졌다고 본다. 다만 반도체 비중이 47.5%까지 오른 편중 구조라 이 흐름이 연말까지 유지되는지가 관건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로 8월 수출은 982억5000만 달러였다. 1년 전 같은 달보다 68.7% 늘어난 규모로, 6월과 7월에 이어 월간 기준 역대 세 번째다. 3개월 연속 900억 달러를 넘겼다.
끌어올린 힘은 반도체다. 8월 반도체 수출만 466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09% 뛰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한 비중은 47.5%로, 역대 가장 높았다. 인공지능 투자 확대로 메모리와 고부가 칩 수요가 몰린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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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월 누적 수출은 6933억 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8% 많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이 약 7094억 달러였으니, 8개월 만에 작년 한 해 실적의 코앞까지 온 셈이다.
이 속도라면 9월 중 누적치가 작년 연간 기록을 넘어선다. 산업부 강감찬 무역투자실장은 "9월 기준으로 작년 실적을 돌파할 가능성이 굉장히 유력해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에 도달하는 시점을 100일 넘게 앞당긴 셈이다. 남은 것은 연간 1조 달러라는 더 큰 선이다.
8월 무역수지도 347억 달러 흑자를 냈다. 수출이 늘면서 수입 증가분을 넉넉히 웃돈 결과로, 수출 총액뿐 아니라 실속 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달이었다.
산업부는 연 1조 달러 달성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본다. 다만 전제가 붙는다. 지금의 견조한 수출 흐름이 그대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조건이 유지되면 연말께 1조 달러 선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바꿔 말하면 달성 시점은 반도체 경기가 언제까지 버티느냐에 달려 있다. 월 900억~1000억 달러대가 4분기까지 유지되면 목표는 무난하지만, 칩 가격이나 수요가 꺾이면 시점은 뒤로 밀린다. 확정이 아니라 조건부 전망이라는 점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연 수출 1조 달러를 넘긴 나라는 지금까지 미국, 중국, 독일 세 곳뿐이다. 한국이 올해 이를 달성하면 세계에서 네 번째다. 인구나 내수 규모가 훨씬 큰 나라들과 나란히 서는 기록이라, 수출로 먹고사는 경제 구조에서는 상징적인 이정표다.
다만 클럽 진입이 곧 안정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미국·중국·독일은 자동차, 기계, 화학 등으로 수출 품목이 넓게 퍼져 있다. 한국의 이번 기록은 특정 품목 한 곳에 크게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이번 실적의 밝은 면과 그늘은 같은 자리에 있다. 반도체가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채우는 동안, 자동차는 8월에 38억5000만 달러로 오히려 29.8% 줄었다. 하계휴가 시점 이동과 부분파업 영향이 겹친 결과이긴 하지만, 반도체를 뺀 나머지 품목의 증가율은 20% 선에 그쳤다.
기록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려면 다음을 함께 보는 편이 낫다. 반도체 단가와 AI 서버 수요가 4분기에도 유지되는지, 자동차·석유화학 등 비반도체 품목이 회복하는지, 그리고 월별 무역수지 흑자 폭이 이어지는지다. 이 세 가지가 받쳐줘야 1조 달러는 한 해의 이벤트가 아니라 실력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