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32%로 재집권 후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진다. 중간선거는 대통령이 아니라 의회를 뽑는 선거라, 낮은 지지율이 의석 수로 그대로 옮겨가지 않고 소선거구제와 상원 구조가 결과를 가른다. 개표 전까지는 일반투표 선호도와 접전 선거구 흐름을 보고, 한국은 미국의 생활비 정치가 유가와 대러 제재를 어떻게 흔드는지 지켜봐야 한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9월 30일부터 10월 5일까지 성인 4,506명을 조사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2%였다. 1·2기를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이고, 두 달 연속 이 수준이다.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당인 공화당에는 분명한 경고음이다.
하지만 지지율이 낮다고 선거 결과가 그대로 따라오지는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단순하다.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은 투표용지에 없다. 중간선거는 대통령이 아니라 의회를 새로 뽑는 선거다. 유권자는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품고 투표소에 가지만, 실제로 찍는 것은 자기 지역의 하원의원과 일부 상원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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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 선거 구조를 알면 지지율과 결과 사이의 간극이 보인다.
하원은 435석 전원을 다시 뽑는다. 현재 공화당이 218석으로 민주당(212석)을 근소하게 앞서 과반을 턱걸이로 지키고 있다. 문제는 전국 지지율이 의석에 1대 1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435개 지역구는 대부분 승부가 기운 '안전 선거구'이고, 실제 다수당은 20~30곳 안팎의 접전 선거구에서 갈린다. 선거구 경계를 다시 그은 재획정으로 공화당이 5석가량 이득을 볼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상원은 셈법이 또 다르다. 100석 중 이번에 35석만 선출하고, 각 주가 인구와 무관하게 2석씩 갖는다. 현재 공화당 53석, 민주당 성향 47석 구도에서,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려면 4석을 새로 얻어 51석을 만들어야 한다. 50 대 50 동률이면 밴스 부통령이 결정권을 쥔다. 현역 의원이 강세라 35개 선거구에서 4곳 이상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서 하원은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도 상원은 더 팽팽하다는 전망이 많다.
여기에 역사적 경향이 겹친다. 집권당은 중간선거에서 의석을 잃는 경우가 많다. 낮은 지지율은 이 흐름을 없애기보다 키우는 쪽으로 작동한다.
지지율 하락의 핵심 동력은 생활비다.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 생활비 대응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1%에 달했다. 고유가와 물가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규모 이민 단속의 여파로 핵심 지지층이던 히스패닉 유권자마저 이탈해 이들 중 24%만 국정 수행을 지지했다.
이 불만은 '일반투표 선호도'라는 지표에 모인다. 지역구를 특정하지 않고 어느 당 후보를 찍겠느냐고 묻는 조사인데, 현재 민주당이 7~8%포인트가량 앞선다. 다만 이 전국 수치가 접전 지역에 고르게 퍼지지 않기 때문에, 선호도 우세가 그대로 의석 수로 환산되지는 않는다. 생활비 분노가 어느 지역구에서 얼마나 결집하느냐가 관건이다.
결과가 나오기 전, 판세를 가늠하려면 몇 가지를 함께 보면 된다.
한국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선거 자체보다 그 선거가 미국 정책을 어느 방향으로 미는가다.
민주당이 하원을 가져가면 의회와 행정부가 엇갈리는 분점 정부가 된다. 예산이나 입법은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다만 통상과 외교, 관세는 상당 부분 대통령 권한이라, 대(對)한국 정책이 선거 하나로 급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눈여겨볼 것은 생활비 정치가 트럼프 행정부의 선택을 바꾸는 경로다. 미국 재무부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료비를 낮추기 위해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내년 4월 7일까지 한시 허용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이를 동맹 공급 면제를 활용해 소비자 비용을 누그러뜨리려는 조치로 본다. 이 흐름은 한국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은 사할린-2 프로젝트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해 EU와 영국의 제재 면제를 받아 겨울 수급을 유지하고 있는데, 가스공사 물량은 연 150만 톤으로 국내 LNG 수입의 약 3%를 차지한다. 미국이 생활비를 이유로 제재의 수위를 조절할수록, 한국도 에너지 공급과 제재 준수 사이에서 면제 조건과 갱신 시점을 관리하는 외교가 더 중요해진다.
결국 중간선거의 숫자를 읽을 때, 지지율 하나만 보면 결과를 놓친다. 의석 구조와 접전 지역, 그리고 그 결과가 유가와 제재로 번지는 길목까지 함께 보는 편이 한국 독자에게는 실속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