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이 전환되면 한미연합사령부는 해체되는 것이 아니라 사령관 자리가 미군 대장에서 한국군 대장으로 바뀐다. 이는 지휘의 주체가 한국으로 넘어온다는 뜻이지만, 주한미군 철수나 방위비 분담금과는 별개의 사안이다. 전환 시기는 정부 목표(2028년)와 미군 측 로드맵(2029년)이 엇갈리고, 아직 합의된 조건이 다 채워지지 않았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월 19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반드시 조기에 환수하겠다"며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작권을 주권의 핵심 요소로 본 발언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연합 지휘 구조는 어떻게 짜여 있나.
현재 한미연합사령부(연합사)는 미군 대장인 주한미군사령관이 사령관을, 한국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는다. 전시에 한국군과 주한미군을 함께 움직이는 작전통제 권한이 이 사령관에게 있다. 지금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은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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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연합사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한미는 2018년 제50차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연합사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되, 사령관은 한국군 대장이, 부사령관은 미군 대장이 맡기로 합의했다. 지금의 사령관·부사령관 자리가 서로 뒤바뀌는 셈이다. 이 새 구조를 '미래연합군사령부'라고 부른다.
준비는 부분적으로 진행됐다. 미래연합사 예하에는 지상·해군·공군·해병대 등 6개 연합구성군사령부를 두는데, 2026년 초 기준 이 가운데 4개의 상설화가 끝났다. 특히 지상군을 맡는 연합지상군구성군사령부는 2025년 12월 상설 조직으로 출범했고, 한국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이 사령관을 겸한다. 나머지 특수작전·군사정보지원작전 2개는 아직 추진 단계다.
전환은 날짜가 아니라 조건으로 묶여 있다. 이른바 '조건에 기초한 전환'이다. 한미가 합의한 조건은 세 가지로, ①연합방위를 주도할 한국군의 핵심군사능력 확보 ②동맹의 북핵·미사일 대응 능력 ③안정적 전환에 맞는 한반도·역내 안보 환경이다.
첫 번째 조건은 주요 전투력과 지휘체계를 갖추는 것인데, 검증은 아직 초기 단계로 평가된다. 한국군이 통과한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은 조건 1의 3분의 1 수준으로 거론된다.
검증은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 능력은 기본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의 단계를 밟아 평가한다. 2022년에 FOC 단계를 평가했지만 검증 자체가 마무리된 상태는 아니다. 여기에 드론전이라는 변수가 더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값싼 드론이 고가의 전차를 무력화한 사례가 나오면서, 한국군이 갖춰야 할 '핵심군사능력'의 기준선 자체가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정도 한쪽으로 모이지 않았다. 정부는 2028년까지 전환을 목표로 두지만, 브런슨 사령관은 2029년 1분기(미국 회계연도 기준 2029년 2분기) 이전까지 조건 달성 로드맵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목표 시점이 1년가량 엇갈리는 셈이다. 전작권 조기 환수 의지를 밝힌 대통령의 발언과, 조건 충족에 무게를 둔 미군 측 로드맵 사이에 시차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전작권 전환을 '미군이 빠진다'로 읽기 쉽지만, 2018년 합의는 전환 이후에도 주한미군과 연합사를 유지하는 쪽으로 돼 있다. 지휘의 주체가 한국으로 넘어오는 것이지, 미군 주둔 자체가 끝나는 조치가 아니다.
방위비 분담금도 전작권과 한 묶음으로 움직이는 사안이 아니다. 분담금은 별도의 협상 테이블에서 다뤄진다. 전환이 한국의 몫과 책임을 키우는 방향인 만큼 장기적으로 비용 논의와 맞물릴 수는 있지만, 전작권이 넘어온다고 분담금이 자동으로 오르거나 내리는 구조는 아니다.
정리하면 확인할 지점은 세 가지다. 연합사 자체는 유지되고, 바뀌는 건 '누가 사령관을 맡느냐'이며, 시기는 조건 충족 여부에 달려 있다. 여기에 미국 중간선거 결과 같은 외부 변수도 전환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전환 시점을 확정된 사실처럼 받아들이기보다, 국방부와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의 공식 발표로 단계마다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