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는 이란전에서 미군 항공기 손실 상당수가 무인기였다고 집계했는데, 5월 원본의 42대 중 25대, 10월 갱신본의 81대 중 리퍼만 약 45대였다. 이 수치는 기밀 평가가 아니라 공개 자료를 모은 의회용 집계라, 손실을 곧 격추나 전량 파괴로 읽으면 사실과 어긋난다. 드론 비중이 큰 이유와 집계의 한계를 함께 봐야 한국 안보 논의에 무리 없이 연결할 수 있다.

미 의회조사국(CRS)이 이란과의 전쟁, 이른바 '에픽 퓨리 작전'에서 발생한 미군 항공기 손실을 집계했다. 지난 5월 원본 보고서는 손실·피해 항공기를 42대로 봤고, 이 가운데 25대가 무인기였다. MQ-9 리퍼 24대와 MQ-4C 트라이턴 1대로, 드론이 단일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0월 5일 갱신본에서는 숫자가 더 늘었다. 손실·피해 규모가 최소 81대로 커졌고, 리퍼만 약 45대가 포함됐다. F-15E 전투기 12대, KC-135 공중급유기 7대도 들어 있다. 사람이 탄 전투기보다 무인기 쪽 손실이 두드러진다는 점은 두 판본에서 일관된다.

Allan K B Ramos ( Spotter )
숫자를 읽기 전에 문서의 성격을 알아야 한다. CRS는 미 의회의 입법 활동을 돕는 조사기관이고, 이 보고서도 의원들에게 현황을 정리해 주는 자료다. 국방부의 공식 전과·피해 평가가 아니다.
결정적인 한계가 있다. CRS는 기밀 피해 평가에 접근하지 못해 언론 보도와 국방부·중부사령부(CENTCOM)의 공개 발표만으로 수치를 모았다. 국방부는 포괄적인 공식 집계를 아직 내놓지 않았고 문의에도 응하지 않았다. CRS 스스로 집계가 이후 수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장 흔한 오독은 81대를 모두 격추되거나 파괴된 기체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보고서가 쓴 표현은 '손실 또는 피해'다. 일부 기체는 손상된 뒤 정비를 거쳐 다시 실전에 복귀했다. 늘어난 F-15E 12대에도 9월 요르단의 한 공군기지가 공격받았을 때 경미하게 손상됐다가 수리 후 돌아온 8대가 포함돼 있다.
출처마다 수가 어긋난다는 점도 기억할 만하다. 무인기 손실을 두고 어떤 매체는 45대, 다른 매체는 49대로 전했고, 블룸버그는 파괴된 리퍼를 24~30대로 더 낮게 추정했다. 그러니 특정 숫자를 인용할 때는 어느 시점의, 어느 판본인지 밝히는 편이 안전하다.
무인기 손실이 많다는 사실을 곧바로 '미군 드론이 취약하다'로 옮기는 것도 성급하다. 드론은 격추돼도 조종사 인명 피해가 없기 때문에, 애초에 더 위험한 정찰·타격 임무에 먼저 투입된다. 손실이 많다는 건 그만큼 위험한 일을 사람 대신 떠안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비용은 또 다른 척도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8월 1일 기준 장비 손실액을 국방부의 대체 계획에 따라 19억~33억 달러로 추산했다. 기체 수보다 이 비용과 보충 속도가 전력 공백을 가늠하는 데 더 실질적이다.
이 통계는 무인 전력의 운용과 손실을 공개 숫자로 들여다볼 드문 기회다. 사람을 태우지 않는 자산을 어디까지, 어떤 비용을 감수하고 쓸 것인가라는 질문은 우리 무기체계 논의에도 그대로 옮겨온다.
다만 대입에는 선을 둬야 한다. 중동의 전장 환경과 방공망은 한반도와 다르고, 공개 자료 기반 추정치를 확정된 교훈처럼 다루면 길을 잃는다. 드론 만능론과 무용론 사이 어느 쪽으로도 숫자 하나를 끌어다 쓰지 않는 것, 그게 이 보고서를 읽는 바른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