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미국 방문비자 조정 거절률이 2025 회계연도 24.73%로 전년보다 9.76%포인트 올라 신청자 네 명 중 한 명이 거부됐다. 국회의원 관용비자 거부로 정치 논란이 커졌지만 국무부는 사안별 심사라며 사유를 밝히지 않아, 정치 사안과 일반 신청자의 거절은 심사 틀이 다르다. 일반 신청자는 귀국 의사를 입증할 서류와 재신청 일정 여유를 신청 전에 확보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이 미국 비자 발급을 거부당했다. 11월 1일부터 국방위 방미단을 이끌고 하와이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해 새뮤얼 파파로 사령관을 면담할 예정이었는데, 출국 직전 영사 심사에서 거절 통보를 받았다. 의원 외교에 쓰이는 관용비자(A-2)가 막힌 것이다.
앞서 외통위원인 정청래 의원도 비자 발급이 지연돼 국정감사 일정을 유럽으로 바꾼 적이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미국에 신속한 발급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한미동맹 신뢰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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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대변인은 10월 29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는 미 이민법의 철저한 집행과 비자 절차에 따른 합법적 이동 보장을 통해 미국과 미국의 이익을 계속 우선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냈다. 비자 신청은 사안별로 심사하며, 특정 비자 건에 대한 조치는 일반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즉 왜 거부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진 의원의 과거 전력이 이유라는 추측이 돌지만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국무부가 사유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비자 심사의 관행이기도 하다.
여기서 독자가 가장 혼동하기 쉬운 지점을 짚자. 이번 논란의 관용비자(A-2)는 공무를 수행하는 정부·의회 관계자에게 외교 경로로 발급되는 비자다. 거부 여부에 외교·안보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있고, 사유도 공개되지 않는다.
반면 출장·여행·유학을 가는 일반인이 받는 비자는 관광·상용 비자(B1/B2)나 학생비자(F), 교류비자(J)다. 이 심사의 핵심은 이민법 214조(b)항이다. 모든 비이민 신청자는 일단 '미국에 눌러앉을 의향이 있다'고 간주되고, 그렇지 않다는 것, 즉 방문 후 한국으로 돌아올 의사를 입증할 책임이 신청자 본인에게 있다. 국내 직장·학업·가족·자산 같은 귀국 유인을 영사에게 납득시키지 못하면 거절된다. 정치적 비자 거부와 내 비자 거절은 작동 원리가 다르다는 뜻이다.
다만 일반 신청자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외교부가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한국인 미국 방문비자의 조정 거절률은 2025 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24.73%였다. 신청자 네 명 중 한 명이 거절당한 셈이고, 비교 가능한 2020년 이후 가장 높다. 조정 거절률은 처음 거절됐다가 추가 서류를 내고 발급받은 경우를 뺀 수치여서, 체감 난도는 더 높을 수 있다.
| 회계연도 | 한국 거절률 | 전년 대비 |
|---|---|---|
| 2023 | 14.44% | - |
| 2024 | 14.97% | +0.53%p |
| 2025 | 24.73% | +9.76%p |
같은 해 일본은 5.68%로 낮았고 영국 20.44%, 인도 22.04%, 베트남 22.08%였다. 한국의 상승 폭이 유독 가팔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외교부는 미국이 거절 사유를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원인은 알기 어렵다면서도, 이민이 미국 내 정치 쟁점이 되며 심사가 강화된 영향으로 추정했다. 정치 논란과 이 숫자가 같은 원인에서 나왔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거절률이 올라간 지금, 일반 신청자가 신청 전에 점검할 항목은 분명하다.
정치권 비자 거부 뉴스에 과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일반 비자 거절률이 실제로 높아진 만큼, 귀국 의사를 입증할 서류와 일정 여유를 미리 확보하는 것이 거절 위험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